멋진 우리 스공더공 영독크루들
어느 날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매 번 방학마다 챌린지를 했던 아이들이라 이번 방학에도 어떤 챌린지를 해 볼까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책 읽는 것과 글쓰기를 매일 하고 있고, 아이들도 영어책 읽기를 매일 아침에 하기로 했다. 그러다 내가 아이들에게 제안을 한 가지 했다.
" 그럼 우리 어차피 영어책 읽는데, 아이들 모아서 함께 책 읽어 보는 건 어떨까?"
" 오호.. 좋은데.. 근데 아이들이 올까? "
" 안 모여지면 우리끼리 하면 되니깐 공지글 올리고 한 번 해보자."
" 알았어. 그럼 내가 카드뉴스 만들어 줄게."
이렇게 심플하게 시작한 영어 독서 카페가 탄생되었다.
공지글을 인스타와 블로그에 올리자마자 신청하는 분들이 계셨고, 3일 만에 선착순으로 마감이 되었다. 우리 셋은 너무 신기했다. 어른이 주도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독서 카페였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만 신청하라고 당부를 했다. 그런데도 마감이 되었다.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영어 원서 읽기 챌린지는 그렇게 성황리에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첫째와 둘째와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팀을 이끌어 갈지에 대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시간 구성을 어떻게 하고, 한 명씩 골고루 발표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공평하게 그룹으로 나누었다. 누구 한 명 불평하는 친구 없이 순조롭게 일주일을 보냈다.
나도 아이들이 영어책을 읽는 시간은 40분 동안은 줌을 열어두고 함께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관찰한다. 정말 40분 동안 집중하는 아이들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이 있지만 이렇게 잘 운영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아이들은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모습이었다. 어린 친구들은 고학년들을 보고 배우고, 고학년들은 어린 친구들을 이끌어 가는 모습은 정말 어른들이 배워야 할 점들이 많은 것 같았다. 40분 독서 후 20분 동안은 리더인 첫째와 친구들에게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간단한 발표를 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영어원서를 읽고, 그 피드백을 첫째가해 준다. 첫째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참 기특했다. 예전에 읽은 영어원서지만 그걸 다 기억하고 아이들이 읽은 내용에 대해서 코멘트를 해 줄 때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는 시간이 오래되어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다시금 영어원서의 힘을 느끼게 된 계기였다.
영독크루에 있는 아이들은 영어원서를 읽으면서 영어를 즐겁게 하기 위해 모인 친구들이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손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더욱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함께 하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잘하니, 부모님들도 덩달아 신기하다며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그리고 감사함을 표현하신다.
내가 바라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추억이다. 이 챌린지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도 방학이라 늦잠을 잤을 것이다. 나는 깨우지 않았을 것이고, 귀중한 시간을 잠으로 낭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우리 아이들은 더 큰 힘을 얻었고,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것들을 더 많이 배웠다. 1월 9일부터 1월 31일까지 설날 아침을 제외한 매일 아침 우리 아이들의 영어 독서는 진행된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고, 즐겁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 영향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부모님들에게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다. 첫째는 무료로 진행하지만 본인 배우는 것이 더 많아서 가치 있는 챌린지라며, 시간이 된다면 쭉 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 또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서 쉽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다른 방법을 통해서 어떻게 이어갈지를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부모님들께서 보내주시는 감사 코멘트는 우리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리더로 팀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어떤 점이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잘 이끌어갈지 고민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도 많은 것을 느끼게 된 일주일이었다. 오늘부로 8일째 영어독서카페를 열었고, 내일 또 모레도 이어질 것이다. 첫날에 수줍어하던 아이들도 이젠 질문도 하고 춤도 추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역시 자율적으로 선택한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되었다. 늦잠 자던 아이들도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하는 부모님들, 스스로 해 냈다는 아이들의 작은 성취감이 모여, 끝날 때는 아이들 마음에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로 가득 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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