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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un 30. 2023

 7. 악기연주 하나씩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불금을 보내는 방법 취미생활하기

우리 가족에게 금요일은 각자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날이다.      


첫째는 독서와 피아노, 둘째는 독서와 그림이 취미다. 

둘 모두 내 눈에는 재능이 넘친다. 

오늘은 갑자기 둘째가 우쿨렐레를 가지고 오더니 연주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주 1회 수업을 하는데, 아이가 얼마나 잘하는지 나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 

집에서는 연습을 하지 않아서 아이의 실력을 내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좀 미안했다.      

피아노를 치다 그만둔 둘째가 악기 하나는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해서 배우고 있다. 

생각보다 어려운 곡을 자연스럽게 연주한다. 

남편이 신기한지 읽다만 책을 덮고 나와 관객을 자처했다. 

물개박수를 치면서 우리는 아이들의 연주를 들었다. 

아빠 엄마의 응원에 힘을 받았는지 첫째는 리코더로 둘째는 우쿨렐레로 합주를 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정말 신기해하면서 녹음을 하라고 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곡이라며 둘째는 손사래를 쳤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첫째의 피아노 연주가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쇼팽의 녹턴을 연주했다. 

3년 전에 내가 좋아하는 곡이라고 엄마를 위해서 연습한 곡이라며 들려주었던 행복한 기억이 난다. 

아이도 연습을 안 해서 그런지 많이 잊어버렸다고 했다.      


가끔 늦은 밤 첫째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클래식 피아노를 업자에게 그냥 주다시피 넘기고 우리는 첫째를 위해 신시사이저 야마하 전자피아노를 구입했었다. 

첫째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었지만 전공으로 선택하지는 않았다. 

아이의 선택이었지만 가끔은 피아노를 했어도 잘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취미로만 하고 싶다는 초등학교 3학년의 말을 듣고 우리는 피아노 전공이라는 마음을 접었다. 

아이의 꿈은 다른 쪽에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고, 지금도 그 꿈에는 변함이 없다.      


공부 스트레스를 피아노를 치면서 풀기도 한다. 

첫째는 절대음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최신곡도 몇 번 듣고 연습하면 그냥 연주를 한다. 

피아노를 못 치는 나는 정말 신기하다.      

나는 못하는 걸 아이가 잘하는 것이 참 신기다.  

이런 것이 대리만족이라는 것이겠지.

내가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째는 피아노를 취미로 즐기고 피아노 치는 시간을 행복해하는 것 같다. 

피아노에 대한 감정이 좋고 스트레스를 피아노 치는 걸로 해소한다는 것이 기특하고 근사하기까지 하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잠을 자거나 자고 난 후 후회하며 그 후회로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끔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때, 자리를 박차고 걷기를 하거나 산책을 하면, 그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환기가 되는 듯하다. 

나도 악기 연주를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첫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이들에게 음악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양손을 사용하므로 손의 소근육 발달하고, 이로 인해서 뇌발달에도 아주 큰 영향을 주어, 나중에 학습적인 면에서도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피아노는 잘 치는 아이들이 되면 좋겠다고 했는데, 결국 첫째는 좋아하고 둘째는 피아노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책을 쓰는 등 창작하는 걸 더 좋아한다. 

분야는 다르지만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아이들이 집에서 핸드폰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핸드폰을 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피아노와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쓴다. 

굳이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즐길거리는 만들어 갈 수가 있다. 

(가끔 넷플릭스로 아이들이 보는 영화와, 가끔 확인하는 카톡, 그리고 선생님이 내 주신 과제 제출 시, 다른 언어 공부할 때, 인강을 들을 때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기기를 사용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아이들을 보면 나는 참 흐뭇하다. 

내가 하지 못하는 하는 것도 신기하고, 생각지 못한 아이들의 실력에 놀란다. 

언제나 엄마보다 앞서가는 아이들에게 고맙고,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척척 해내는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린다면 나의 욕심이다. 

아이들이 행복한 순간을 내가 지금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나의 행복이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더 많이 칭찬을 해 주었다. 

너무 근사하고 멋지다고... 

너희들의 엄마여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피아노 #우쿨렐레 #아이들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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