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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겸손 Dec 30. 2020

넷플릭스 마인드헌터의 좋아하는 한 장면

시즌 2 - 1, 테드 건의 부임 장면


(넷플릭스 마인드헌터) 새로 부임한 테드 건의 빌 텐치 면담 장면, 좋아하는 장면이다. 공간 안에 인물을 다루는 방식도 너무 근사하다. FBI 최장수 국장 에드가 후버의 큰 액자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마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 처럼.   



콴티코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대머리 FBI 부장님은 차례대로 행동과학부 3인방을 호출한다. 단순히 상견례가 아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컨디션 체크를 하고 구성원들의 면면을 확인하려는 것. 테드건은 소리 없이 강한 또는 능수능란 수완가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고품격 화술(대사)에서 나타난다.상대방에 따라 화법과 대면하는 스타일을 조금씩 바꾸는 것, 일종의 외부인이자 보스턴의 학자 출신인 닥터 카와 대화를 할 때는 햄릿을 인용하는 식이다. 부서의 장이자 짬바 빌 텐치도 질문의 의도를 읽고 적절하게 화답한다.


단순히 언변이 좋은 것의 성격이 아니다, 면담에서 그가 하는 첫 질문과 대사는 너무나도 적확하다. 의표를 찌른다.  


(빌텐치에게 첫 질문) "방금 데비어 테이프 다 들었네, 5분 58초 동안의 내용이 없더군. 통학 버스 시간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자백으로 갔어. 그 사이에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 있었나 보군."

(닥터 카에게 첫 질문) "행동과학부에는 왜 들어온거요. 그런 과정 말고, 무엇에 끌려서 보스턴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지하실에서 정신병자들을  분류하게 된 거요?"



시리즈 2-1에서 첫 등장하는 테드건은 행동과학부의 듀오, 홀든 포드와 빌텐치가 주요 사건에 더 집중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한다.  행동과학부의 업무 방식을 프로토콜로 만들 생각으로 더 좋은 자리를 버리고 콴티코로 온 것이다.  "very DC Style"이라는 대머리 아저씨도 에드가 후버의 액자처럼 행동과학부에 찰싹 달라붙어서 모든 것을 보고 있을 것이다. 안 보는 것 같지만, 다 보겠지, 장어 같은 슨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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