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코치 Feb 02. 2020

자기발견 DAY 2_손바닥 자서전 특강 제 1강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의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세요.

내가 지금 2일째 하고 있는 [한달자기발견]은 매일 미션이 주어진다. 

미션은 주로 정해진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고르고 자기 생각을 적는 활동이다. 

나답게 살기위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한달자기발견]에 맞게 첫번째 책은 손바닥 자서전 특강(강진, 백승권 저)이다. 

 과거의 자신을 온전히 마주 볼 수 있을 때 현재의 삶이 단단해집니다. 비로소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기념할 수 있고, 또 놓아줄 수 있습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17p)


 과거의 자기 삶을 기록한다는 것은 결국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억의 숲속을 거니는 일일 것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17p)


 '성산일출봉'에 오르기 전까지 '성산일출봉'은 해안을 따라 우뚝 솟은 분화구였습니다. 그 자체로도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산에 오르며 내려다본 풍경은 산 아래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알았던 성산일출봉은 수많은 성산일출봉의 모습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을 아래서 올려다보는 것은 인생을 그저 피상적으로 보는 방법입니다. 참다운 묘미는 각자가 체험한 것 안에 있지요. 진짜 성산일출봉의 모습은 산에 오르며 그 작은 산에 얼마나 다양한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지, 빈틈없이 우거진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지, 새들이 살고 있는지, 기이한 바위들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 있는게 아닐까요. 그 산을 누비며 사는 길고양이도 만나고, 쉬면서 내려다봤을 때 펼쳐진 풍경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날, 우리는 산중턱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녀석은 몹시 배가 고픈 듯 매점주위를 서성거렸습니다. 먼 바다의 안개가 걷히자 희미하게 우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 성산일출봉에 오르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멀리 보이는 모습이 그 산의 전부라고 생각했겠지요. (손바닥 자서전 특강, 23p)
 기록해보지 않고는 자기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손바닥 자서전 특강, 25p)


 자신의 삶을 기록하다보면 흩어져 있던 것들이 분류되고 정리되어가는 걸 느끼게 될것입니다.  그 과정은 즐거움이지만 때론 고통스럽고 두렵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이 말입니다. 지름길이라는 게 있을 수 없습니다. 힘들때마다 주저앉고 되돌아가고 싶을 것입니다. 그럴 때 당신을 버티게 해주는 것은 뚜렷한 목표입니다. 목표가 확실하면 도중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추스릴 수 있습니다. 목표를 생각하며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는 왜 내 삶을 기록하고 싶은가?' (손바닥 자서전 특강, 27p)


 에어컨 실외기 위에 몇 개의 나뭇가지가 놓여 있었을 때 그게 장차 까치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마 우리의 기록도 그렇겠지요. 기록하기 전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기록하면서 자신을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32p)


 2009년 제 33회 이상문학상을 받은 김연수는 책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대신 써주지 않는 15매, 온전히 내가 써야만 하는 15매. 그렇게 나는 글을 쓴다는 건 고독을 대면하는 일이라는 걸, 평생 글을 쓰겠다는 것은 평생 고독을 대면해야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마 한 사람의 작가는 이런 일상의 반복, 15매의 원고를 써야 하는 반복으로 탄생되는 게 아닐까요. (손바닥 자서전 특강, 34p)



오늘 읽을 분량을 다 본 뒤에 바로 펜을 들었다.


"나는 왜 내 삶을 기록하고 싶은가"


1. 내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2. 내가 어떻게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과정을 남기고 싶다.

3. 나를 타자화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4.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즐겁게 살았는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이렇게 적어내려가다 펜을 멈추고 곰곰히 생각했다. 

증명하고 남겨보고 확인해서 그래서 도대체 난 무엇을 원하는 거지?

이내 다시 펜을 들어 쓰기 시작했다.


"사랑하고 싶다."



책의 맨 뒷장 표지에 추천사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기억을 기록하면 이야기가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자기와의 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대화하며 글을 쓰다 보면 글을 쓰기 전에는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된다. 나를 이해하고 더 사랑할 수 있다."


 이 추천사처럼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늘 그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해하듯 나는 내가 궁금하고 알고싶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실수를 해도 그 사람을 향한 마음에 변함이 없는 것처럼 나도 나에게 관대해지고 싶은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세상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해도 나만은 믿어주고 싶은 마음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깊게 사랑해 본 사람만이 사랑을 주는 방법도, 받는 방법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은 파도 같은 삶이다. "


 잔잔한 바다도 좋지만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를 더 좋아한다. 서핑은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해보진 못했지만 언제나 버킷리스트에 적혀있다. 어릴적 해변가에서 바라만 보다 처음으로 파도치는 바다에 들어갔을 때 그 세기에 밀려 다리가 휘청이며 넘어진적이 있다. 파도는 보기보다 힘이 세다.


 그렇게 강한 파도도 처음엔 작고 느리다. 하지만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적인 바람이 불면 약한바람이라도 그것들이 중첩되면서 점점 거세지고 커진다. 파도처럼 나도 어떤걸 시작할 때 느리고 미비하다. 밍기적거릴때도 있다. 하지만 점점 내 안에 확신이 자라나고 방향이 정해지면 어느새 엄청난 에너지로 일을 진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쩌면 파도같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지속적인 바람이 큰 파도의 조건인것 처럼 나도 지속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인 실행이라는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부드럽지만 강한 힘을 가진 파도같은 삶을 살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DAY 1_당신은 당신 자신으로 살고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