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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코치 Feb 17. 2020

자기발견 DAY 17_자존감의 여섯기둥 9장

당신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예전에 회사생활 할 때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었다. 


'대충해' 라거나 '하던대로 그냥 해' 라는 말.


기존에 하던대로 하고 대충할거면 굳이 내가 아니어도 할 사람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내가 왜 이걸 하느라 시간을 쓰고 있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 했으니 삶은 이처럼 소중한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소로의 말처럼 의미없는 삶을 살기 싫었다. 그래서 대충하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필요에 따라서는 대충하는 것도 괜찮다란 주의로 변했다. 이전에 읽었던 책 <에센셜리즘>의 내용처럼, 나에게 정말 의미있는 것을 할 땐 대충할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본질이 아닌건 살짝 힘을 빼고 최소한의 수준으로 해내는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방법론들을 공부할 때, 린스타트업과 애자일의 개념을 알게되면서 생각이 변한 듯하다.

아래는 공부하면서 많은 영감을 준 글이다.




앨린 톰슨(Allyn Thompson)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추어 망원경 제조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합니다. 1947년에 다음 책을 출판했고 지금도 고전으로 읽히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It is faster to make a four-inch mirror then a six-inch mirror than to make a six-inch mirror.


4인치 반사경을 만든 다음에 6인치 반사경을 만드는 것이, 6인치 반사경 하나 만드는 것보다 더 빠르다.


이름하여, 망원경을 처음 만드는 사람을 위한 톰슨의 법칙(Thompson's Rule for first-time telescope makers)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법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Programming Pearls라는 책(국내에는 인사이트에서 "생각하는 프로그래밍"으로 출간)의 저자로 유명한 Jon Bentley의 CACM 기사(CACM 1985년 9월판, Vol. 28 No. 9)에서 였습니다. 그 기사의 제목은 "Bumper-Sticker Computer Science"로, 글의 내용은 자동차 범퍼에 스티커로 붙이고 다니는(혹은 그럴만한) 전산학의 격언들에 대한 것입니다.


각 격언에는 그 말을 한 사람, 혹은 그 말을 발견했고 또 좋아하는 사람에게 크레딧이 주어져 있는데 이 격언에는 빌 맥키먼(Bill McKeeman)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이 사람은 공학 계산용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MATLAB의 개발자 중 한사람으로, 컴퓨터 역사를 함께 한 숨은 영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의 이름이 붙어 있으니 더더욱 이 격언에 대한 신뢰가 생깁니다.


분명히 전자, 즉 4인치 반사경 만들고 또 6인치 반사경 만드는 것은 돌아가는 길입니다. 반사경 2개를 만들어야 하니 하는 일도 더 많습니다. 그냥 6인치 반사경 하나 만들어버리고 말지 뭐하러 2개나 만듭니까? 결국 원하는 것은 6인치 반사경이라면. 그런데, 신기하게도 더 많이 하는 것이 더 빨라집니다.


왜 그럴까요? 4인치 만드는 것은 비교적 금방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걸 하고 나면, 내가 더 똑똑해지기 때문입니다. 내 기술이 더 나아지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이 투자는 곧 복리로 이득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단순 산술 계산으로는 이런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는 자기가 하는 일에 의해 자신 역시 변할 수 있습니다. 뭔가 일을 한다는 것은 쌍방향적 변화를 야기합니다. 하지만 무엇을 먼저 하느냐, 어떤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순탄하냐 험난하냐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지름길인 것 같은데 고생 죽사게 하면서 더 오래 걸리는 길이 있고, 돌아가는 것 같은데 술술 넘어가고 금방 가는 길이 있는 겁니다.


처음부터 크고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은 학습 곡선이 가파르고 비용이 큽니다. 하지만 작고 쉬운 것을 먼저하고 나면 애초의 그 가파른 곡선이 낮은 언덕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총 비용을 따져서 오히려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후략...)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려고 노력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일단 실행하자 주의로 바뀌어서 나도 요즘 '대충하자'라는 말을 종종한다. 실제로 대충하기보단 생각하는 것 만큼 대단한 걸 만들기보다 동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태를 먼저 만들자에 가깝다. (린스타트업에서는 이걸 최소 기능 제품 'MVP':Minimal Viable Product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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