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잔소리 듣지 말고 제대로 해보자
결혼생활을 8년 하면서 아내에게 많은 잔소리를 들었다.
그중에 요즘 내가 자신 있어하는 설거지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이 설거지라는 게 단순하지가 않다.
살면서 제대로 설거지를 해본 적이 있나?
누가 나한테 설거지하는 법을 가르쳐준 적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기저기 어깨너머로 배운 기억밖에 없다.
"대충... 이렇게 하는 거지?"
과정이야 어떻든 깨끗하게만 마무리하면 되지 않나.
아내에게 설거지를 배웠다.
약간 자존심이 상했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아내, 어디에서든 일머리가 좋다고 칭찬받는 사람.
집안일도 잘하는구나 싶다.
아내는 먼저 전체를 본다.
앞전에 설거지가 마무리된 식기류를 식기건조대에서 먼저 정리하고 비운다.
(우리 집은 식기세척기가 없다.)
그리고 일반식기류, 양념이 많이 묻은 식기류, 기름이 묻은 식기류 등 분류한다.
수세미에 충분히 세제를 묻히고 거품을 내어 본격적인 설거지를 한다.
그리고 흐르는 깨끗한 물로 헹군다.
설거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쌓기다.
식기건조대에서 설거지한 식기류의 물이 잘 빠지도록 적절히 기울여서 세우며
정리해야 한다.
내가 이걸 잘 못했다. 교육받기? 전에는 마구 쌓았다고 해야 할까.
그릇을 많이 쓴 날 아내가 설거지 후 거치대에 정리한 모습을 봤다.
정말 물이 아래로 잘 흐르도록 차곡차곡 잘 쌓았다.
과거에 저녁 먹고 내가 설거지한 날의 식기류가 다음날까지 마르지 않고,
물이 뚝뚝 떨어지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러면 다음 설거지가 나왔을 때 식기류를 건조된 상태에서 정리하지 못한다.
설거지가 미뤄지고, 쌓이게 된다.
(최악의 상황에는 건조대 위 마르지 않은 식기류 위에 포개어 올렸다.)
언젠가 아내가 이런 일(설거지) 하나 제대로 못하냐며,
직장생활부터 대인관계까지 일괄적으로 나를 비난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정말 나도 울컥하면서 반박도하고 화도 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수년을 참고, 한번 터트린 아내가 존경스럽다.
아이가 생기고 설거지, 빨래뿐만 아니라 침구류부터 장난감 정리...
"아! 매일 물걸레 청소..."
할 일이 정말 많다.
아내는 아이를 돌보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잠시 직장생활도 했는데,
내가 퇴근하고 집에 오면 언제나 집은 깨끗했고, 아이를 씻기고, 저녁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
내가 육아휴직을 하며, 집안일을 하고
아내는 다시 출근을 하고.
역할을 바꿨다.
육아, 집안일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다.
설거지를 가지고 글을 썼는데,
걱정 마세요.
다음 화가 '빨래'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