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선규 Sep 20. 2019

원형Archetype

무의식의 자기 표현

원형과 의식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그렇게 무한하지만은 않다. 다양하지만, 수적으로 제한된 어떤 전형적인 발생물(사건)들로 이루어진다. 하나의 자극이 주어지면 그것에 상응하는 원형이 무의식 속에서 부각되게 될 것이다. 이 원형은 신령성이 있기 때문에 특유의 에너지로 의식의 내용물들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긴다. 종종 그것이 의식을 관통하는 모습은 환상처럼, 의외의 사실처럼, 또는 유보된 어떤 생각처럼 느껴진다.

의식적 마음이 원형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의식과 그들이 연결될 때에 한한다. 의식의 빛이 그들 위에 내려와 그들의 윤곽이 암흑 상태로부터 드러나기 시작하고 개인적인 내용물이 그들을 가득 채우기 시작할 때 의식은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오로지, 그것이 어떤 이미지의 분량을 가지고 표상 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때 심리적 존재는 의식적 내용물일 수가 있게 된다. 즉, 원형은 그때야 표상될 수 있다.” 표상될 수 있어야 분석 가능한 것이 되고, 자세히 살필 수 있게 되며, 의식의 정형(定型) 안으로 들어올 수가 있다. 무의식의 의식으로의 전치(轉置)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집단무의식의 내용물(원형)은 예외 없이 ‘에너지가 부가된 의미의 핵’이다. 종종 그들은 마법적이고 환상적인 힘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를 원하는 신화의 신들은 이를테면 그들이 전달 가능한 언어로 전치된 것이다. 그렇게, ‘이름 바꾸기’에 의해 현실로 들어올 때, 그들 특유의 자율성과 실재성은 확연히 감소된다.


(신화에서처럼) 분석에 있어 그런 전치가 성공한다면, 무의식의 내용물 속에 나타나는 본능적 에너지는 의식적 마음에 운하를 뚫게 된다. 그들은 거기서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 결과로 우리의 개인적 의식의 세계와 인류의 원초적 경험 사이의 새로운 유대가 창조된다. “우리 속의 역사적 인간은 새로 태어난 개인과 손잡게 되는 것이다.” 우리 정신생활의 뿌리, 원천으로 통하는 ‘닫힌 문’이 다시 열린다는 것이다. 원형과 손잡은 개인은 자연적 질서로부터 이탈한 허약한 심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될 수 있다.


의식의 주체가 스스로 무미하고 우울한 심리 상태를 자각할 때 종종 원형적 꿈이 나타난다. 원형은 무언가 잘못된 것을 지적한다. 거의 정기적으로 원형은 그렇게 나타난다. 만약 그 개인이 무의식 언어의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율적인 콤플렉스의 행동을 관찰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심리 내용물들이 환경의 영향으로 생성된 것이라 여긴다. 의식의 관념 형성적 내용물에 한해서는 그 생각이 옳다. 그러나 이런 것들과 함께 무의식에서부터 파생된 비이성적이고 정서적인(전적으로) 반작용과 자극들이 있다. 그것들은 원형적 과정(archetypal way) 안에서 조직화 된다.


융은 말한다. “조만간에 원자 물리학과 무의식의 심리학이 서로를 가깝게 당길 것이다. 그것들은 서로 무관하게, 전혀 다른 방향에서, 초자연적인 영역으로, 자신의 의지를 밀고 나간다. 하나는 원자의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원형의 개념이다.” <하략> (Jolande Jacobi, Complex Archetype Symbol in the Psychology of C.G. Jung)

작가의 이전글 서울을 사수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