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없는데 3개 다 사고 싶어

치열한 고민 끝에 얻은 부동산 인사이트

by 경작인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항상 제가 부동산에 방문할 때쯤엔 이미 시세가 3~5천만 원가량 올라버려서 사전에 생각했던 금액으로는 집을 살 수가 없었습니다.


아가씨. 일주일만 일찍 오지. 살만한 건 이미 다 계약됐어.

하.... 사장님. 그래도 급매 나오면 꼭 연락 부탁드려요.

급매 있으면 내가 사지 연락 줄 시간이 어딨어.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옆동네가 올라서, 옆 단지가 올라서.

연휴 지나고 왔더니 또는 명절을 보내고 왔더니 마음이 바뀌어서 매물을 거둬들였고 자식에게 증여하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집이 내 집이 아니어야 할 이유는 정말정말 다양했어요.



bruno-aguirre--RrsXC5aErw-unsplash.jpg Photo by Bruno Aguirre on Unsplash




그렇게 처음 4억대부터 시작했던 매물 찾기는 어쩌다 보니 5억을 훌쩍 넘겨있었습니다. 여러 단지들을 한꺼번에 보다 보니 나름의 비교 기준도 생겼어요.


A단지는 B단지보다 지하철 가깝고 연식도 짧은데 초등학교가 없으니 A와 B는 동급으로 봐야 할 것 같아.

근데 A가 B보다 3천만 원 더 비싸네? 그럼 B를 사야겠다.


신기하게도 단지들 간의 가격 격차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항상 유지된다는 것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격차만 잘 알아둬도 몇천만 원 정도는 세이브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비교하고 분석하고 매물 리스트에서 좁히고 좁혀 최종적으로 3개의 집이 남게 되었어요.

마포구, 성동구, 동대문구의 아파트였습니다.



[마포구 A 아파트]


장점 1. 미분양 상태라 원 분양가로 계약할 수 있으니 남들보다 비싸게 산다는 느낌이 없음 (배가 덜 아픔)

장점 2. 마용성 중에 가장 인기가 높(다고 생각했)던 마포구


단점 1. 언덕이 너무 심하고 주변 정비가 안돼서 '아 이래서 미분양이구나...' 싶었음

단점 2. 1~3층 저층밖에 없음



[성동구 B 아파트]


장점 1. 평지였음 (마포, 성동구 아파트는 대부분 언덕)

장점 2. 대단지 of 대단지에 메이저 건설사가 지어서 대장주가 될 확률이 높아 보임


단점 1. 이미 가격이 약간 오른 상태였음

단점 2. 주변에 중학교가 없음



[동대문구 C 아파트]


장점 1. 평지

장점 2. 가격이 안 오른 상태 (성동구 B아파트와 가까운데 5~7천만 원 차이)


단점 1. 세대수, 입지 열위로 인해 인지도가 적은 단지

단점 2. 동대문구 (의 위상이 지금보다 낮았음)



denis-harschi-umj2W38UOmc-unsplash.jpg photo by denis-harschi on unsplash




이렇게 분석을 다 마쳐놓고 결국 저는 어디를 선택했을까요.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A > C > B 순서대로 골랐을 것 같아요. 어차피 시차를 두고 키 맞추기를 한다는 것까지 알았으니 가격을 우선으로 하는 게 가장 베스트일 테니까요.


그런데 그 당시에 저는 B 아파트를 골랐답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했어요. B 아파트에 가장 애착이 갔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그냥 갖고 싶었어요. 학창 시절을 B 아파트 주변에서 보내서 가장 익숙하기도 했고, 우연한 기회에 B 아파트를 소유할 뻔했는데 안타깝게 이뤄지지 못한 사건도 있었고요.



결국 투자용으로 그 집을 샀는데 한동안 그 가격이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속앓이를 했습니다. 다른 단지들은 저평가 구간이었으니 시세가 올라주었는데 말이에요. 5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의 그 치열한 고민이 무색해질 만큼 다 같이 올라버려서 그냥 허허 웃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동네 시세 얘기할 때 내가 가진 단지를 자주 언급해줘서 기분이 좋답니다. 실속은 좀 없었지만 기분 좋은 투자였다고 할까요.



eric-prouzet-tD49mqo7sjE-unsplash.jpg Photo by Eric Prouzet on Unsplash




**두줄 요약

1. 아파트는 급지별, 등급별로 시차를 두고 오르기 때문에 단지 간 격차를 잘 알면 저평가 물건을 살 수 있다.

2. 시간이 많이 흐르면 결국 키를 맞추기 때문에 비슷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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