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생 밀레니얼 세대인 내가 부동산에 빠진 이유 5탄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입주물량(공급)
인구와 가구수 추이(수요)
개발호재
이 정도가 생각이 났습니다. 경제학을 배운 적은 없지만 수요와 공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원인은 위 세가지가 전부이다 라고 생각했더라면 정말 엄청난 팩트를 놓치게 된 꼴이었을 거에요.
전편에 이어 저는 한동안 KB부동산 통계의 매매지수와 전세지수 그래프에 빠졌습니다. 통계가 모든걸 설명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경험은 적고 알고 싶은건 많던 저에게 신빙성 있는 진실을 알려줄 수 있는건 과거 통계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프를 보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건 매매나 전세나 동일한데 다만 매매는 등락이 있고 전세는 꾸준히 올라가기만 하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2004~2008년 사이의 매매가 폭등이었습니다
2004~2008년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갑자기 인구 또는 가구수가 폭증하여 수요가 늘었던 걸까요?
아님 입주물량이 감소하여 공급이 줄었던 걸까요?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1. 수요와 집값과의 상관관계 : 인구 / 가구수에 대하여
우리나라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완만한 상승 중입니다. 인구가 준다 준다해서 정말로 인구가 줄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팩트는 "인구증가율이 줄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통계청 예측으로는 대략 2030년 정도가 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때도 충격... 언론은 진실만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구수가 아니라 가구수이기에 가구수를 잘 살펴봐야 하는데요. (가구단위로 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구수 증가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가구수 분화가 이뤄지고 있는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가구수 증가는 수요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는 측면에 있어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제가 궁금했던 2004~2008년 집값 폭등을 만들어낸 원인은 아닌듯 하였습니다.
2. 공급과 집값의 상관관계 : 공급물량(입주물량)에 대하여
공급물량 자료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부린이 시절 그런 고퀄리티 자료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주택인허가실적을 공급물량으로 대체해서 보기로 하였는데요. (인허가만 받고 실제 건설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긴 하지만 대체로 인허가 받고 2~3년 내에 준공되니까) 이 역시 2004~2008년 사이 별다른 특이점이 없었습니다.
인허가실적은 2000년 이후로 연평균 약 52만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지역적으로 수요가 적은 지방 중소도시 같은 경우는 입주물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서울,수도권 처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도시에서는 물량이 그렇게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실제로 2016~17년도 부동산 관련 기사에 종종 "2018년 입주 폭탄으로 집값 떨어져"라는 내용이 종종 나왔었는데요. 결론적으로 수도권은 큰 영향 없이 지나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입주물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집값은 더 큰 요인에 의해 지배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참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입주물량이 주택가격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던 때가 있었는데요. 바로 100만호 주택건설 정책으로 인해 1기 신도시가 지어졌던 90년대 초반입니다. 그당시 전체 주택재고량이 약 700만호였던 걸 고려했을 때,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공급이 많으려면 적어도 전체 주택재고량의 15% 정도 수준 공급이 되어야 한다는 걸 알 수가 있었어요. 참고로 현재 기준으로는 주택재고량이 약 1,800만호 정도 됩니다.
그렇지만 90년대 초반 이후로 그렇게 가격에 영향을 미칠만큼 큰 공급은 없었고, 공급물량 역시 2004~2008년 집값 폭등을 설명해줄 수 있는 요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개발호재와 집값의 상관관계
이건 그냥 간단히 생각만 해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요. 개발호재는 어느 지역 단편적으로 집값이 오른다 내린다에는 영향을 끼치지만 개발호재 자체만으로 전체 집값 평균이 오르는지 내리는지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개발호재로 집값의 전국 평균이 오르려면 전 국토가 모두 개발호재가 있어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흠. 정말로 나름 밤낮 안가리고 찾아보고 알아보고 조사하고 기록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 물론 수요와 공급, 개발호재 모두 집값에 영향이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모두 중요한 팩터에요. 그런데 제가 집중한 부분은 가만히 2004~2008년 사이, 어떻게 전국에 있는 모든 주택 가격이 일제히 상승할 수가 있었는지, 그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곧 그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바로 아래의 그래프를 통해서요.
과연 이 녀석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