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결심했어 집을 사는거야

87년생 밀레니얼 세대인 내가 부동산에 빠진 이유 6탄

by 경작인


50일 된 아기를 돌보며 스마트폰을 붙잡고 밤낮을 안가리고 집값에 대해 연구한 결과 아래 그래프를 얻게 됩니다. 매매-전세지수 그래프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유사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는데요.


주택매매-전세지수(좌)금리(우).png 좌 : 한국 주택 전세-매매지수(출처 KB부동산) / 우 : 오늘의 주인공


통계가 작성된 이후로 2005~2008년까지 급격하게 올랐고, 2015년까지 떨어졌던 그 것


바로 금리 입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직전 5%대까지 치솟았던 한국금리가 2%대까지 내려왔다가 2015년 당시에는 0.5%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나라들이(특히나 기축통화국이 아니면서 수출 위주 경제인 우리나라 같은 나라들은 더더욱) 미국 금리에 영향을 받고 있었는데,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거나 내리기 시작하면 우리도 1~2년 내에 따라서 가는 걸 볼 수가 있었습니다. 2015년 당시 미국금리는 0.0~0.25%로, 더이상 내릴 수 없는 상태였고 곧 있으면 미국 금리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예측이 있었습니다. (어차피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금리도 1~2년 내에 올라가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부동산이 다시 상승하게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미금리추이.png 한미 기준금리 추이 (출처 한국은행, 위키피디아)



그런데 금리가 올라가면 왜 집값이 올라갈까?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변동금리로 집 산 사람들은 대출이자 부담이 엄청 늘어날거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이자 부담 때문에 집을 너도나도 내놓게 되고 그러면 집 값은 폭락하게 되고 아 역시 집은 고정금리로 사야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더라면 전 아마도 아직도 무주택자로 남아있었을 거에요.


금리란 돈의 값입니다. 금리가 높으면 돈의 가치가 높은 것이고 금리가 낮으면 돈의 가치가 낮은 것이지요. 자본주의 시장 하에서 화폐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돈을 계속해서 찍어내고 있는 것이지요. 단순화해서 사과 100개 있는데 돈도 100개 있는 나라와 돈은 200개 있는 나라에서의 사과의 값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화폐가치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한 나라 안에서도 돈이 100개가 있었다가 200개가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시간에 따라 화폐가치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그것을 조절하는 게 바로 금리입니다. 금리를 높이면 돈들이 묶였다가 금리를 낮추면 세상으로 풀려나가고 그런 모습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금리는 경제의 순환주기를 알 수 있는 가장 단순한 팩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부동산을 비롯한 모든 자산시장은 경제 순환주기에 따라 가치가 오르고 내림을 반복합니다. 투자자라면 코스톨라니의 계란모형 같은걸 들어보신 적이 있을거에요. 경제주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정말정말 다양하게 있지만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지금 경제는 어느 시점쯤 왔나를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금리입니다.



코스톨라니달걀모형(중기이코노미).png 출처 중기이코노미



이 모형을 조금 설명해보자면 금리저점에서 고점으로 올라가는 사이에 자산시장 팽창이 급격하게 이뤄지므로 금리가 올라갈 때 부동산을 팔고 정점을 찍기 전에 예금으로 갈아타면 훌륭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모형을 만들어낸 헝가리의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이 원칙을 지켜서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에서 2015년까지 금리가 떨어졌고 그 이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대략적으로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코로나 같은 외부영향에 따라 금리가 기존의 논리대로 안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7년 이후 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줄 알았었는데 2019년 세계 경기가 생각보다 좋아지지 않았고(미국은 금리를 올릴 때 꼭 경기지수, 실업률 지수 등을 봅니다. 그래서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금리가 안올라간다는...) 그래서 잠시 주춤하고 있었던 중이었는데 그 와중에 코로나 까지 터져서 조금씩 올라가던 금리가 다시 폭락하게 됩니다. 이를 보면 금리만 보고 맹신할 것은 아니고 (중요한)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하면 됩니다.

어쨌든 부린부린하던 2015년의 어느 날, 50일된 아기를 안고 내 집 하나 어쩔 줄 몰라 걱정하던 새댁은 이 엄청나면서도 간단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결심을 하게 되었죠. 아 집을 사야겠다.

1. 어차피 전월세가격은 (IMF 오지 않는 이상) 꾸준히 오르게 되어있다.

2. 집값은 종종 떨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우상향이고 현재 금리가 거의 최저점이므로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3. 혹여나 금융위기가 와서 자산시장이 폭락하면 전세금을 못돌려받든 집값이 떨어지든 어차피 손해는 매한가지

그래, 결심했어.

집을 사는거야.

돈은 없지만......(소곤소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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