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성격은 아닌데,난 무언가 아기자기한 것을 파는걸 좋아한다.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귀여운걸 또 살 수 있어서는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소유하지 않아도, 보고 감탄하고 누군가에게 내 경험을 넘겨주는 과정이 좋다. 그 값으로 나는 그 경험을 또 살 수 있고 말이다.
필요없는 것을 과하게 사는건 아닌데, 나는 필요한 것이 많은 사람인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필요한 것이라도 거의 사지 않는 신랑이 옆에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가 싶기도 하다. 많은 여성분들처럼 명품백을 갖고 싶었던 적도 없고 비싼 옷을 꼭 입어야하는 것도 아니다. 일상적으로 불편함이 없는 물건들에 대해서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자주 실현하는 것 뿐이다. 덕분에 이 동네 택배계에서 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귀여운 팬시류도 꼭 필요한거냐고 묻는다면, 아이들을 키우면서 열쇠 찾는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를 깨달아서 그렇다. 키링의 존재가 나에겐 필수적이다. 그것도 가방을 휘적거렸을때 한 손에 퍽하니 잡힐 수 있을만한 한줌 크기의 키링 말이다.
아가씨 때는 지갑 한 번 잃어버리는 일이 없었는데, 예전에 둘째를 안고가다 커다란 핸드폰 액정을 아작냈었고, 지갑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여간 부산스러워진게 아니다. 마치 원래부터 덜렁이였던 것처럼 현란한 변화다.
이제 막내 셋째의 초등학교 조기입학을 앞두면서 조금 한시름 놓아져가는걸 느낀다. 앞으론 다시 꼼꼼하고 차분한 내가 될 수 있을까. 일이고 집안일이고 빠르게 처리해야만 다섯식구 살림살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상황인데, 아니 앞으로 얼마간도 계속 빨라야 할 것만 같다. 누가 시골살이, 정원살이가 여워롭다던가. 그건 중년, 은퇴 후에 로망대로 정원생활을 실현하는 일부사람들의 삶인거 같다. 젊은이들에게 시골이 한적한건 조용한 밤이 길어서가 아닐까.
내일은 아이셋과 함께 아트마켓에 참여하러 간다. 미술체험 할 거 준비한다고 이주 정도 틈틈이 준비하며 설렜다. 마치 여행 전이 분주한 것처럼. 반짝이는걸로 아이들 눈을 사로잡아야지 하며 비즈 등도 준비하고 광고지도 뽑고, 판매할 것들을 포장해놨다. 나와 함께 아기자기한 경험을 나눌 분들은 뉘실지 내일이 기다려진다.
업사이클링 조개 아트, 키링 꾸미기 예술 체험 등
시골살이에서 일년에 한 번 있을까한 아트마켓이다. 너무 기다려진다. 내년에도 예산을 잘 따내서 또 열었으면. 지역사회가 좁다보니, 남의 단체 예산 걱정까지 해주고, 아름답구나! ! !
아, 엊그제 우리 동물농장에 아기돼지들이 태어났다. 양 아기 말고, 돼지 아기는 처음이다. 꼬물이들 정말 귀엽잖아! 돼지띠라 그런가 돼지한테 더 정이 간다. 강아지들처럼 달달거리며 농장을 누비는데, 귀찮게 안하고 먹을것만 받아먹고 알아서 진흙에 뒹굴며 노니 안놀아줘도 되어서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