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정도 된 우리 셋째를 데리고 어디를 갈 때에는 웬만하면 아기띠를 이용한다. 유모차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가 영 불편해해서 잘 사용하지 않는다. 유모차에 태워 놓으면 편하게 등을 기대고 앉지를 않고, 앞쪽으로 몸을 새우며 불편하게 앉아 있는다. 그래서 유모차를 몇번 사용해 보지를 못했다.
주말에 가끔 하남 스타필드에 가는데, 와이프가 어느 날 푸쉬카를 한번 빌려서 태워보자고 했다. 유모차도 잘 안타는 애가 푸쉬카를 잘 타겠냐 싶어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푸쉬카를 빌려보기로 했다. 푸쉬카가 인기가 많은지 오픈 후 30분밖에 안 지났는데도 이미 남으게 없어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야 빌릴 수 있었다.
과연 푸쉬카를 잘 타 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아이를 안아서 푸쉬카에 태우는데, 역시나 처음에는 싫다고 징징대며 두 팔을 올리고 안아달라고 했다. 역시나 안되나 싶었지만, 한 시간 기다린 게 아까워서라도 다시 한번 도전을 했다. 이번에는 푸쉬카에 안치자마자 부웅~ 하면서 푸쉬카를 냅다 밀고 돌아다녔다. 그러자 나름 재미가 있는지 편하게 앉아서 드라이빙을 즐기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내리자고 해도 더 타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이렇게 푸시카 태우기가 예상 밖의 대성공을 거두면서 푸쉬카 구매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번에는 이천롯데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다시 한번 푸쉬카를 빌렸다.
이제는 한 손으로 분유도 먹으면서 제법 드라이빙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날씨도 화창하고 미세먼지도 없는 좋은 날씨라 푸쉬카를 밀면서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아이가 핸들에 엎드려 잠이 들어버렸다.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었다. 딱딱한 핸들에 기대어 잠든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덕분에 밴치에 앉아 편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즐길 수 있었다.
푸쉬카는 이제 어쩔 수 없이 우리와 함께 해야 될 운명인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푸쉬카를 구매했고, 그 이후로도 잘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