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들셋아빠 May 26. 2022

반려견 요미의 배변훈련 성공기

우리 집 막내인 반려견 요미를 분양받았을 때, 우리는 강아지 키우는 게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가게 사장님은 그런 우리에게 배변훈련 방법을 설명해 주셨는데, 배변 훈련을 위해서는 강아지를 한동안 울타리 안에서만 키워야 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울타리 안은 배변 패드를 전체적으로 깔아 놓고, 배변을 자주 하지 않는 패드를 하나씩 치우면서 결국 하나의 패드에만 볼일을 보게 만드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작전은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일단, 울타리 안에서만 키우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요미는 계속 밖으로 나오고 싶어서 낑낑댔고, 아이들도 요미랑 같이 놀고 싶어 안달이 났다.


결국 울타리 안에서만 키우는 작전은 금방 실패하고 말았다. 울타리는 치워졌고, 요미는 여기저기 쉬를 했다. 이불에도 몇 번 쉬를 해버렸다. 쉬를 밟았을 때의 그 찝찝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불을 자주 빨아야 하는 것도 너무 귀찮았다. 산책을 하다 만난 이웃집 아저씨는 자기네도 말티즈를 키우는데, 7년이 지나도 아직 쉬을 가리지 못한다고 했다. 좌절이었다. 이 쉬 지옥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두 번째 작전을 시작했다. 패드를 집안 몇 군데에 깔아 놓고, 우연히 그곳에 쉬를 잘하게 되면 폭풍 칭찬과 함께 간식을 주는 것이다. 참고로 실수를 해도 혼을 내지 않았다. 그러면 아이가 어디 보이지 않는 곳에 몰래 쉬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쉬를 잘하면 최대한 오버해서 칭찬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문제는 패드에 쉬를 하는 장면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라도 패드에 쉬자국이 있다면,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일지라도 패드를 들어 보이며, 패드의 쉬한 곳을 요미에게 냄새를 맡게 해 준 다음에 폭풍 칭찬을 해주며 간식을 주었다. 쉬를 발견하면 일단 하이톤으로 요미를 부르며, "잘한다~잘한다~ 잘한다~" 박수를 치며 노래도 불러줬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간식도 빼놓지 않고 주었다.



며칠이 지나자 쉬 실수하는 경우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패드는 한 곳에만 두어도 괜찮아졌다. 이제 요미는 쉬를 하고 나면 간식을 줄 때까지 옆에 와서 괜히 쳐다보고 있거나 손으로 우리를 긁기도 한다. 그리고 쉬를 하고 칭찬받을 때는 기분이 좋은지 빙글빙글 돌면서 알아서 간식 서랍 앞으로 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당 있는 아파트에 삽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