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아들만 셋이다. 그래서 애초에 집을 구할 때, 무조건 1층만 찾아다녔다. 남자아이를 셋이나 키우면서 못 뛰어다니게 붙잡아 놓을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아파트 1층을 찾아 지금 집에서 살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로 집이 마음에 들어, 세를 들어 살다가 아예 매매까지 해버렸다.
우리 아파트는 특이하게 1층 집은 조금 한 마당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1층 주민들은 마당에 화단이나 텃밭을 만들거나 파라솔 같은 것을 놓아서 휴식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그냥 방치해 놓은 집들도 있다. 우리 집은 마당 한쪽엔 꽃과 자두나무를 심어 놓았고, 다른 한쪽은 다양한 놀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아이들을 옷을 꽁꽁 싸 입힌 후에 마당으로 내보낸다. 그럼 알아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눈에서 뒹굴기도 하면서 잘 논다. 무엇보다 좋은 건 부모는 따뜻한 집 안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창문 밖으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봄, 가을에는 날씨가 좋으니 마당에 텐트를 쳐 준다. 텐트에서 오랫동안 놀지는 못하지만, 게임을 하더라도 텐트에서 하면 뭔가 더 낭만적인 느낌이 든다.
마당 활용의 최고는 바로 여름이다. 수영장을 설치하기 때문이다. 위에 그늘막까지 해 놓으니 아이들은 신나서 하루 종일 수영을 한다. 물은 한번 받으면 보통 1주일 정도 약품처리를 하면서 사용한다. 가끔 나도 아이들과 같이 수영장에 들어가 맥주를 한잔 마시면서 쉬기도 한다. 물론 수영장 설치하는 날과 철거하는 날에는 반나절 동안 땀을 뻘뻘 흘려야 한다.
우리 마당 한쪽에는 조금 한 감나무가 하나 자라고 있다. 이 감나무는 바로 첫째가 어렸을 적에 화분이 뱉어놓은 감 씨가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란 것을 마당에 옮겨 심은 것이다. 사 먹는 과일의 씨앗은 안 자라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기도 잘 자라고 있다. 먹고 뱉어놓은 수박씨도 싹을 틔우고 자라긴 했는데, 마당에 옮겨 심으니 금방 시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감나무는 매년 눈에 띄게 쑥쑥 자라고 있다. 이 감나무가 나중에 감이 열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계속 우리 마당에서 큰 나무가 될 때까지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