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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셋아빠 Feb 23. 2022

아들 둘과 만든 게임회사.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하다.

아이들과 만든 게임 회사의 첫 출근 날. 내 컴퓨터에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첫째 컴퓨터와 함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동시에 둘째가 핸드폰으로 개발된 게임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가 생각보다 지원하는 기능이 많이 있어서 환경 구축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이제 첫째 컴퓨터에서 이런저런 모델들을 만들면 내 컴퓨터에서 코딩을 해서 스크립트를 붙일 수 있었고, 로블록스에 개시하면 둘째가 바로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무언가 각을 잡고 시작하게 되자 아이들은 정말 어른처럼 출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나 보다. 종이로 회사 명패를 만들어 끈을 달고 우리들 본부 앞에 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종이에는 우리들이 정한 회사 이름인 "코리아 로블록스"라는 문구와 종이의 앞 뒷면에 "출근 중", "퇴근 중"을 각각 써 놓았다. 모여서 개발을 시작할 때는 출근 중이 보이게 해 놓고 개발이 끝나면 퇴근 중이 보이게 뒤집어 놓았다. 그리고 너무 귀여웠던 첫째 날 30분 정도 모여서 작업을 하고 작업이 끝난 다음이었다.


"자, 이제 그만 퇴근합시다."


이렇게 애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갑자기 두 팔을 축 늘어뜨리고 안방으로 비틀대며 걸어가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침대에 푹 쓰러지며,


"오늘 너무 힘들었어..."


작은 손으로 자기 어깨도 두드리고 다리도 주무르면서 퇴근 후 피곤에 찌든 직장인의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이었다. 요즘 애들은 유튜브만 보고 드라마 같은 것도 안 볼 텐데 어디서 저런 모습을 보고 흉내 내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아닌 것 같긴 하지만 한편으론, 내가 퇴근 후에 저렇게 힘든 티를 많이 냈었나라고 스스로를 뒤돌아 보게도 만들었다.


첫 작품 장애물 피하기

우리들의 첫 작품은 장애물 피하기였다. 네모난  판 위에서 게임을 시작하고 여러 가지 장애물을  피하며 누가 오래 살아남느냐를 겨루는 게임이다. 장애물로는 좀비도 있고, 큰 돌덩이와 커다란 벽, 이렇게 세 가지가 반복해서 나오도록 했다. 로블록스 스튜디오에는 이미 사람들이 만들어서 공유해 놓은 다양한 리소스가 있어서 이런 단순한 게임은 금방 만들 수 있었다. 원래 계획은 좀 더 다양한 장애물들을 많이 추가해 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이 장애물 피하기 게임에 흥미를 금방 잃은 것 같아서 빠르게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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