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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셋아빠 Jun 15. 2022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아빠의 첫 모습

솔선수범 육아

"한결이가 기억하고 있는 아빠의 첫 모습은 어떤 거야? 아빠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 말이야"


초등학교 3학년우리 집 첫째 한결이는 잠깐의 고민 후 대답했다.


"음... 아빠가 어떤 공부를 하고 있었어."


대답을 듣고 나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나름 보답을 받은 기분이었다. 그 보답은 작지만, 아주 소중한 것이었다.


어렸을 적에 어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는 아이였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지만, 머릿속 생각들은 한참이나 꼬여 있었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열심히 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어른들, 특히 부모님의 이런 뻔한 이야기는 그저 잔소리에 불가했고, 내 어린 마음속에 작은 물결조차 일으키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만 꾸역꾸역 해내며, 그냥 그렇게 어른이 되어 버렸다.


다행인 건 어른이 되고 나서  뒤늦게 라도 정신을 차렸고, 노력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상황이 좋았던 것인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나름 노력의 열매도 맛보게 되면서 점점 더 열심히 사는 삶을 살게  수 있었다.


지금은 예전에 어른들이 해주셨던 너무나도 뻔한 이야기들이 정답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가능한 실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되고 나서 너무나도 뻔한 교훈들, 들어봤자 아무런 감흥도 생기지 않는 그런 뻔한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열심히 살아야 된다. 노력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백날 떠들어 봤자 그저 한 귀로 흘려버리고 싶은, 듣기 싫은 잔소리에 불가할 것이다. 아이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지만,  말이 과연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말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의 무게는 더 가벼워지는 법이라, 매일같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족에게 말을 통해 영감을 주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가능한 열심히 사는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눈으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영향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안되더라도 나중에 잔소리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아빠가 이미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으면 좀 더 힘이 실리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을 때도 요즘은 핸드폰으로 읽는 게 더 편하긴 하지만, 가능하면 종이책을 사서 읽으며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한다. IT에 종사하다 보니, 공부를 할 때도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개발 문서를 굳이 종이로 프린트를 해서 읽은 적도 있다. 아마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공부하고 있는 아빠 모습이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짧게라도 매일 영어공부를 하고 운동도 매일 하고 있다. 이런 아빠의 노력하는 모습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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