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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들셋아빠 Jul 05. 2022

강아지와 아기를 함께 키운다는 것

반려견 요미가 우리 집에 오고 난 후 몇 개월 뒤에 셋째 하늘이가 태어났다. 갓난아기를 조리원에서 데리고 와 우리 집 침대에 처음 눕혔을 때, 요미는 호기심 때문인지, 반가운 건지 침대 위로 올라와 킁킁 냄새를 맡으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신기한 건 그 이후로 하늘이가 배고프다고 앙 하고 울기 시작하면 요미가 가장 먼저 침대로 달려와서 자신의 배를 하늘이 얼굴로 가져다 대는 것이었다. 마치 젖이라도 줄려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암컷이라 어린아이를 돌봐야 하는 본능이 있는 건가 싶었다. 물론 지금은 하늘이가 울던 말던 요미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강아지와 아기를 함께 키우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혹시라도 모를 사고가 발생해서 하늘이가 요미에게 물리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런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요미가 너무 순한 편이라서 매일 하늘이한테 당한면서도 성질 한번 부린 적이 없었다. 자기가 누군가를 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그런 너무나도 순한 아이이다. 가끔가다 요미와 하늘이가 서로 장난을 치다가 요미 이빨에 하늘이 손이 조금 긁키기라도 하면은 하늘이는 세상 아픈 티를 내면서 그렇게 엄살을 부리곤 한다.


하늘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요미에게 간식을 주는 놀이이다. 간식 서랍을 털어서 서랍에 있는 모든 간식을 바닥에 흩뿌려 주기도 한다. 게다가 밥을 먹을 때에는 중간중간 식탁 밑으로 먹을 것을 슬쩍슬쩍 던져 주곤 한다. 이렇게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걸 해봐서 그런 건지 어린이 집에서도 자신의 장난감을 친구들에게 잘 나눠준다고 한다. 얼마 전에 동갑내기 친구를 만났을 때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푸쉬카를 친구에게 양보하고 심지어 뒤에서 밀어주기도 했다. 무언가 요미와 함께 자라면서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았다.


강아지와 아이를 함께 키우면서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아이가 함께 놀 친구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하늘이는 위로 형이 둘이나 있지만 나이 터울이 워낙 커서 같이 놀지는 못할 텐데, 그나마 요미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강아지를 키우면서 둘째한테 강아지 알레르기가 생겨버렸다. 예전에 검사할 때는 아무런 알레르기가 없었는데, 강아지를 키운 이후로 검사를 했더니 강아지 알레르기가 생겨버렸다. 비염이나 아토피 등 알레르기가 있는 집은 강아지 키우는 것을 좀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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