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드로잉
이탈리아를 다녀와서 골웨이에서 2주 동안 에너지를 충전하고는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정확한 목표가 있는 여행, 갤러리 투어와 마켓 투어.
이탈리아에서 충분히 보고 감동했다 싶었지만,
이 정도면 전시장 벽 한 면을 내줘야겠다는 작품들이 잔뜩 붙어있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
한 발자국도 움직이기 전에 앗! 이 작품이! 이런 식이니까.
우리는 되는대로 많이 보자며 테이트 모던 갤러리, 테이트 브리튼 갤러리, 내셔널 갤러리, 내셔널 포트리트 갤러리, 사치갤러리, 리손 갤러리에 다녀왔다.
이 좋은 갤러리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서 나도 따라 앉아서 여러 장을 그려봤다.
우리가 예약한 호스텔.
너무 좁고 개인 책상이나 전등도 없고 룸 안에 화장실도 없지만...
웬만한 주요 명소는 단 몇십 분밖에 안 걸린다. 아늑한 맛이 없어서 정말 잠만 자고 밖으로 많이 다녔다.
사람들이 복작거리는 느낌과 빈티지를 좋아해서 여행에 와서는 마켓은 꼭 가보곤 하는데,
이번 여행에 목적이 마켓이었던 만큼
캠든, 포토벨로, 브릭레인, 버로우, 코벤트가든, 썬데이업, 올드스트릿 마켓을 모두 섭렵했다.
그중 브릭레인이 최고! 마켓에 도착해 신이난 모습.
마켓 보다가 지쳐서 들어온 카페에서 만난 일러스트레이터.
여기 와서 새로 추가된 여정은 서점 투어.
갤러리에서 잠깐씩 보는 그림책들이 너무 아쉬워서 하루 반나절은 따로 떨어져 남편은 갤러리로 나는 서점으로 따로 다녔다. 이 전날 각자의 후배를 만나느라 따로 떨어져 있었지만 혼자 다니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우스 뱅크북 마켓과 카링크로스로드에 있는 고서적 거리를 다니며
케케 묶은 먼지 속에서 1파운드짜리 멋진 책을 발견해내는 기쁨.
지하철에서 그림 그리는 걸 쳐다보길래 그려줄까? 해서 급하게 그리고는 내릴 역이라 서둘러 내렸는데,
마치 헤어지는 연인처럼 지하철 창문으로 애틋하게 인사 나눈 그녀.
오기 전부터 예약하고 관람한 라이온킹.
영어 공부한다 생각하고 집에서 라이온킹 애니메이션을 미리 보고 왔는데,
그 덕에 완벽한 이해가 되었다고 믿고 싶은 명작 중의 명작!
런던 여행은 본 것으로 꽉 찼다.
어마어마한 볼 것들이 날 자극시켰고, 이제 그만 보고 뭔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볼로냐 국제 도서전을 마감으로 생각해 그림책을 그리자고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고, 일단 볼로냐행 비행기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에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게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