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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희 Mar 28. 2017

스페인 친구 집으로 여행 가기

마드리드와 이비자

오래전부터 마음먹었던 스페인 여행, 그중 여행할 도시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했다.

골웨이에서 친해진 친구 중에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해서 정말 놀러 갈 수 있을 정도의 사이인 

두 친구의 집, 마드리드에 살고 있는 이즈마엘과 이비자에 살고 있는 에오퀘니오의 집. 

그리고 정말 가보고 싶었던 바르셀로나(바로셀로나에 살고 있는 친구는 만나지 못했다)

골웨이에서 만나는 많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자신의 집에 놀러 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외국인 친구에게 놀러 오라고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들의 마음에서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그 친구들의 집을 찾아 떠났다.


새 드로잉북을 준비하여 출발!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마드리드에서의 아르코 아트페어. 남편 클래스메이트에게 티켓을 받아서 다녀왔다. 

영어 클래스에서 남편이 작업 사진도 보여주고 나중에 스페인 여행 갈 거라고 얘기했더니 그럼 아트페어 관심이 없냐면서 자기가 티켓을 구해줄 수 있을 것 같다더니 여행 기간과 맞아 물어봤더니 정말 티켓부스에 얘기해서 티켓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전시를 보다가 카페같이 꾸며놓은 예쁜 공간이 있길래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쉬고 있었다. 

그랬더니 한 남자가 남다른 분위기로 그림을 계속 쳐다봤는데 알고 보니 이 부스의 디자이너라고 직원이 소개해줬다. 본인의 작품을 그린 내 그림을 너무 반짝이는 눈빛으로 보길래 저 위 그림 그린 걸 선물해줬는데 자기도 무엇인가 주고 싶다며 자기의 샵으로 초대했다. 하지만 마드리드에서 일정이 길지 않아서 못 갈 것 같아 괜찮다고 거절했는데, 그럼 자기가 가지고 있던 거라도 주겠다며 자신이 만든 여우 펜던트를 주머니에서 꺼내 주었다.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시간들, 그림으로 인해 이렇게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갖게 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마드리드에서는 이즈마엘의 집에서 묶었다. 이즈마엘을 우리가 처음으로 묶었던 홈스테이에서 옆방에 있던 첫 외국인 친구이다. 비록 우리와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 외국에서 그런 것쯤은 서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우리도 점점 그렇게 되었다. 우리가 스페인 여행 간다고 할 때 꼭 오라고 하길래 집이 엄청 넒은가보다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를 위해 자신들의 안방을 내어주고 자식들은 할머니네 집으로 보내고 자기들이 아이들의 방에서 지냈다. 우리도 친구에게 안방을 내어줄 수 있을까? 


마드리에서도 미술관을 많이 다녔는데 아무리 많이 보고 다녀도 감동할 그림들은 언제나 이렇게 또 많다.



마드리드의 공항에서 에오퀘니오와 만나 함께 작은 비행기를 타고 이비자에 도착했다.  

와본 적이 없는 여행가가 검색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이비자에서 태어나고 자란 친구가 소개하여주는 여행지는 완벽했다. 

친구네 집에서 묶으며 친구 엄마가 차려주는 스페인 음식을 맛보고 친구 아빠의 요트를 타고 바다를 떠다녔다.

친구의 동네 친구들도 함께 모여 자신들이 즐겨 다니던 곳에서 식사와 맥주를 마시며 새로운 관계를 가지고,

여유롭게 동네를 산책하며 진짜 이곳에서 삶을 사는 사람들과 장소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평소 여행과는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으로 츄러스를 만들어주는 에오퀘니오. 스프레이 모양 츄러스 기계로 쭉 짜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림 그릴 때 사진으로만 봤던 에오퀘니오의 오랜 연인, 누리아. 에오퀘니오가 많이 얘기해줘서 인지 처음이어도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났다.



에오퀘니오의 부모님. 아들의 친구 부부를 집에 재워주셔서 소소한 선물과 그림을 선물해드렸다. (아버님은 한국의 믹스 커피맛에 반하셨다.)

그리고 이제 스페인에서 마지막 도시 바르셀로나로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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