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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희 Sep 22. 2016

첫 산책

상상했던 곳을 걷는다는 것

두근거렸다. 내가 처음 와보는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확연히 다른 날씨가 내가 한국에서 아주 멀리 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골웨이 시티로 나가는 길에 첫 느낌을 실컷 즐겼다.

사실 여행을 준비할 때 그 도시에 많은 것을 보고 가면 새로운 감정이 옅어질 때가 있어서

골웨이라고 검색해서 사진 한 장 찾아보지 않고 이 도시에 왔더니

 정말 새로운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그 낯섦과 설렘이 더해져 참 좋았다.


햇빛이 좋으니 밖에서 책을 읽거나


다들 아무렇게나 누워있다.


그래서 나는 몰래 그림을 그려본다.



골웨이 시티 입구에 내가 상상했던 아일랜드의 풍경이 있었다. 

영화 <원스>의 한 장면처럼 길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들.

그 한 장면을 상상하며 여기에 왔는데, 정말 그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일랜드에서 만난 아이리쉬들도 우리가 왜 아일랜드를 선택했는지 참 궁금해했다.

그래서 영화 <원스> 이야기를 했지만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서 남자 주인공 글렌 한사드는 한국에서 주기적으로 공연도 했고 우리는 그 공연도 보고 심지어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아이리쉬는 아무도 모른다니 아이러니하다.




다른 길로 돌아가면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바다를 가려면 몇 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하니 일 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지만,

여기서는 걸어서 바다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낮에는 운동을 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밤바다. 의자를 나란히 놓고 바다를 바다보던 노부부


우리는 그렇게 바닷가 마을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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