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했던 곳을 걷는다는 것
두근거렸다. 내가 처음 와보는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확연히 다른 날씨가 내가 한국에서 아주 멀리 왔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골웨이 시티로 나가는 길에 첫 느낌을 실컷 즐겼다.
사실 여행을 준비할 때 그 도시에 많은 것을 보고 가면 새로운 감정이 옅어질 때가 있어서
골웨이라고 검색해서 사진 한 장 찾아보지 않고 이 도시에 왔더니
정말 새로운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그 낯섦과 설렘이 더해져 참 좋았다.
골웨이 시티 입구에 내가 상상했던 아일랜드의 풍경이 있었다.
영화 <원스>의 한 장면처럼 길거리에서 버스킹 하는 사람들.
그 한 장면을 상상하며 여기에 왔는데, 정말 그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여담이지만 아일랜드에서 만난 아이리쉬들도 우리가 왜 아일랜드를 선택했는지 참 궁금해했다.
그래서 영화 <원스> 이야기를 했지만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서 남자 주인공 글렌 한사드는 한국에서 주기적으로 공연도 했고 우리는 그 공연도 보고 심지어 여기까지 왔는데, 정작 아이리쉬는 아무도 모른다니 아이러니하다.
다른 길로 돌아가면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바다를 가려면 몇 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하니 일 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지만,
여기서는 걸어서 바다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우리는 그렇게 바닷가 마을에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