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며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하다

by 김선희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죠.
우리는 네 잎 클로버를 따기 위해 수많은 세 잎 클로버를 짓밟고 있어요.
그런데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행복이랍니다.
우리는 수많은 행복 속에서 행운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방송인 김제동 씨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 지난 주말 찾은 네 잎 클로버예요. 올해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죠?>







답답한 마음에 가족들과 산책을 나간 길가를 걷다, 초록초록 클로버들이 모인 게 보인다.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말, "엄마랑 네 잎 클로버 찾을까?"

그렇게 고2 아들, 중2 딸과 쪼그리고 앉아서 클로버를 찾아본다.

무릎이 아프다는 핑계로 남편은 관전 모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은 쪼그린 게 힘들었는지 일찌감치 포기하고

연신 울려대는 SNS 알림에 답하느라 자리를 뜬다.


잠시 후,

"찾았다!!!"

딸아이가 밝은 표정으로 내게 온다.

"오 진짜?"

그런데 무거운 것도 아닌 것을 두 손으로 받치고 오는 모양새가 어딘가 어색해 보인다.

"뻥이지 롱!"

세 잎 클로버 옆에 낱개의 잎을 붙여서 만든 네 잎 클로버였던 거다.

"ㅋㅋㅋ 두 손으로 들고 올 때부터 그럴 줄 알았지~

그래도 인정!"


딸아이는 네 잎 클로버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과연 찾으면 나오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나 또한 지금껏 살면서 한 두 번 찾아본 게 전부이고,

도전했다 허탕만 친 게 훨씬 더 많아서 그만 일어설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때 딸아이가 묻는다.


"엄마, 내가 토끼풀 팔찌 해줄까?"

잠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아주 듬성듬성 꽃이 핀 게 보인다.

"팔찌를 만들기엔 좀 짧아 보이는데? 꽃반지라면 모를까."

"그럼 그럴까?"


토끼풀 팔찌 만들기는 딸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다.

평소에는 거의 못하지만 이렇게 나들이를 나오거나,

캠핑을 가서 자연 속에 있게 되는 날이면 늘 한 번씩 하던 놀이였는데

아이는 그 생각이 났나 보다.

"그럼 반지 만들어, 엄마는 조금 더 찾아볼게."

딸아이는 그렇게 신이 나서 클로버 찾기에서

꽃반지 만들기로 종목을 바꾸어 도전한다.


그렇게 두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네 잎 클로버 찾기에서 다른 일에 집중을 하게 되고

나 혼자만이 클로버 찾기를 계속했다.

신나서 반지를 만들만한 꽃을 찾는 딸을 잠시 바라보았다.

'바쁜 일도 없고, 조금만 더 찾아보지 뭐...'

라는 생각이 하며,

그래도 뭔가 찾아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쉽사리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내가 클로버 찾기를 계속하도록 했다.


그렇게 무심코 세 잎 클로버 사이를 뒤적이다

두 눈이 커진다.

이내 튀어나온 말, "헐! 찾았다!!!!!!!!!!!!"


혹시 잘 못 센 건가 싶어 네 잎 클로버 앞 뒤를 확인하며 "하나, 둘, 셋, 넷" 잎의 수를 세어본다.

신기하게도 진짜 네 잎 클로버였다.

행운을 상징한다는.

"오 대박!!!"

반지 만들 꽃을 찾던 딸아이도 신기해 다가오고,

저 멀리서 친구와 통화 중이던 아들도 신기한 듯 바라보고,

벤치 한편에 앉아서 쉬고 있던 남편도 신기한 듯 쳐다본다.

별거 아닌 네 잎이 달린 풀 한 줄기에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다니!



고이고이 펼쳐서 가방 속 종이 사이에 끼워둔다.

잘 말려서 코팅하고 두고두고 기억하려고.

그리고는 문득 떠오른 네 잎 클로버와 세 잎 클로버 꽃말을 아이들에게 들려줬다.

"네 잎 클로버 꽃말이 행운이잖아.

세 잎 클로버는 뭐게?"


" 모르겠는데..."

"행복 이래. 잘 보이지 않는 행운을 찾느라

주변에 세 잎 클로버처럼 널린 행복을 잊지 말라는 뜻인가 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이라는 반응이다.


아이들과는 뭔가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일이지만,

조금 더 끈기를 가지고 바라봤다는 이유로 '네 잎 클로버'를 찾아

공유하며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 깨닫는다.


'이 순간은 저장해야 해' 그래서 당연히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어떻게 보아야 가장 이쁘게 나올지 생각하면서

딸아이와 한참을 씨름한다. 그리고 최종 선택된 사진.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들에 놓여있는 지금.

그야말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언제 다시 올 지 무작정 기다리는 마음이 답답하다.


작년에 학교에 너무 가기 싫다며 겨우 수업일수를 채운 딸아이 입에서

급기야! '학교에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

너무 당연하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소중하고 그리운 행복한 일상이었음을 누구나 느끼게 되는

순간은 어른들만의 생각은 아닌듯하다.


다시 한번 사진을 보며 생각해본다.

'행운을 찾아 일상의 많은 행복을 짓밟고 지나쳐왔던 건 아닌가'하고.

코로나 19가 주는 쉼표이며, 또 다른 사유의 지점이다.




맹렬히 최전선에서 싸우는 많은 이들의 희생이 눈물 나게 감사하면서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의 범위가 너무 다양하다는 것에선 순간순간 한없이 나약해짐을 느낀다.

언론의 보도를 보며 감사함과 희망을 느끼기도 하며,

무기력과 부주의한 이들에 대한 분노의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끝날 일임을 믿기에

여유롭게 '이 또한 지나가리니'라고 되뇌어 본다.

어서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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