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작은 마음이 만든 기적
영화제를 마치고 받은 기분좋은 질문
2025년 9월, 영화제 GV(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마치고 무대 뒤로 내려오는데, 한 분이 다가오셨어요. 아직 마이크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무대 조명의 열기가 남아있던 그 순간이었죠.
"진행자님, 혹시 아나운서세요?"
그 질문을 들은 순간,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강의를 통해 무대에 서는 경험이 있긴 하지만, 영화제 진행은 전혀 다른 영역이었거든요. 교육 현장에서 강의하는 것과 무대에서 주연배우와 감독을 인터뷰하며 관객들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이끌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런 제게 아나운서냐고 물으신 건, 제가 전문 진행자처럼 보였다는 뜻이잖아요.
"아, 감사합니다. 그냥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엄청난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정말 그랬습니다. 그저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그 작은 마음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거였어요.
내 글에 내 목소리를 입히다
첫 책의 오디오북을 내고 싶었지만, 막상 알아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냥 내가 직접 읽으면 되지 않을까?" 했지만, 퀄리티가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렇게 스스로 찾아낸 길이 바로 '나디오 오디오작가 클래스'였습니다.
현직 성우에게 보이스 코칭을 받는다는 점이 확 끌렸어요. "이거다!"
수업을 들으며 깨달은 건, 단순히 글을 읽는 것과 '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이었어요. 심화반까지 수강하면서 조금씩 다듬어지는 목소리는... 어느새 제 이름 딴 '김선희 보이스 폰트'까지 만들게 되었답니다.
라디오 진행자가 된 순간
어느 날, 책읽어주는 라디오 '파블로를 읽어요' 진행자 공모글을 보는 순간 가슴이 뛰었어요. "이거다!" 싶어서 도전했고... 당선되었습니다!
'작가초대 인터뷰 김선희의 사람책' 코너를 1년간 진행하게 되었어요. 첫 방송 때는 떨리고, 대본과 게스트를 번갈아 보는 게 쉽지 않았어요. 손이 부들부들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섭외, 대본 작성을 모두 하는 일이 부담이었지만, 예정된 일정을 깔끔하게 소화한 제가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청취자들에게 전달하는... 그 모든 과정이 너무 보람찼어요.
어느 날은 신간을 내는 작가님이 제게 이런 부탁을 했어요.
"선희님, 제 유튜브 채널에 일일 MC로 와서 저를 인터뷰해 줄 수 있나요?"
그때 깨달았어요. "아, 내가 정말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https://www.youtube.com/watch?v=voFq2k44MKU
https://blog.naver.com/manageu5/223218016075
취미가 수익이 되고 팔리는 콘텐츠가 되는 기적
꾸준히 오디오북을 발행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 통장에 낯선 입금 내역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오디오북 인세!
"좋아서 시작한 일로 돈을 벌고 있다고?" 믿기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돈을 주고 배웠는데, 이제는 배운 걸로 돈을 받게 된 거잖아요.
요즘은 제가 사는 남양주시에서는 휴먼북 인터뷰 채널 '별별인터뷰'를 제안해 진행하고 있어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담당 부서에 제안 드렸는데, 흔쾌히 받아들여졌어요. 신기하게도. 또 다시 인터뷰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배우는 중입니다. 정말 삶의 모든 순간, 모든 만남이 배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혹시 "내가 좋아하는 건 취미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저는 감히 말씀드려요. 조금만 더 깊이 파면, 취미도 전문성이 될 수 있다고요.
버킷리스트를 이뤄낸 영화제 진행
평소 방송인 박경림 씨가 영화제 GV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재밌겠다. 나도 저런 거 해보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로 제게 기회가 왔어요!
경기도 콘텐츠진흥원 공모사업 '제1회 남양주시 온맘영화제'에서 집행위원 겸 개막작·폐막작 진행자로 제안을 받은 거예요.
개막작 "딸에 대하여"의 오민애 배우님과 이미랑 감독님을 인터뷰했는데... 마친 후 받은 피드백이 잊을 수 없어요.
"진행 정말 잘하셔서 놀랐어요!"라는 감독님, "예상보다 너무 잘하셔서 깜짝 놀랐어요!"라는 대본 작가님의 칭찬, "혹시 아나운서세요?"라는 관객들의 칭찬.
그야말로 기분이 째졌습니다!
물론, 이런 칭찬 뒤에는 영화를 여러 번 보고, 원작을 찾아 읽고, 출연진 최근 인터뷰를 찾아보며, 관객과의 연결 포인트를 찾아 시뮬레이션까지 돌려본 노력이 있었습니다. 기회는 우연이 아니라 준비된 자에게 오는 필연이라는 말이 실감났어요.
모든 경험이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
그 순간 깨달았어요. 그간 쌓아온 글쓰기 경험, 라디오 진행 노하우, 보이스 코칭으로 다진 전달력... 모든 게 하나로 연결되는 거예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진행비까지 받게 되었답니다. "와우, 이런 게 바로 럭키비키!"
이 과정을 거치며 확실히 깨달았어요. 좋아하는 일에 정성을 더하면, 그 일이 나를 찾아준다는 것을. 인생에서 쌓은 모든 경험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는 것을. 언젠가는 점과 점이 연결되어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는 것을요.
초보였기에 가능했던 용기
혹시 "나는 초보라서...나 말고도 잘하는 사람 많은데 굳이..."라고 망설이고 계신가요?
저도 처음엔 서툴렀어요. 불편하고, 부끄럽고, 실수도 많이 했죠. 하지만 그 서툰 시간을 견뎌내니까, 어느새 능숙해진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하다 보니 능숙해졌고, 나 여야 하는 이유도 생기고, 또 하다 보니 돈을 받고 할 만큼 인정받게 되는... 이 확실한 성장의 루틴이 너무 좋아요.
초보일 때의 불편함은 성장통이라고 해요. 그 시간을 견뎌내면, 분명 달라진 자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자 대비 확실한 성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얻게 되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의 실수를 오래 기억하지 않더라고요.
나이는 핑계가 아닌 자산
지금 돌이켜보면, 저의 모든 시작은 "재밌겠다. 이거 조금 더 잘하고 싶네."는 작은 마음이었어요.
오디오북을 더 잘 만들고 싶고, 인터뷰를 더 잘하고 싶어서, 진행을 더 잘하고 싶어서... 그 마음이 저를 여기까지 데려왔습니다. 앞으로 또 어디로 향하게 될지 이젠 궁금해집니다.
"나이가 많아서...", "경험이 없어서...", "재능이 없어서..."
이런 핑계들을 한번 내려놓아 보세요. 나이는 새로운 도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더 깊이 있는 시작의 자산이거든요. 경험이 쌓일수록 새로운 것을 배울 때의 연결고리가 더 많아져요.
제가 50을 앞두고 대학원에 진학한 것처럼, 오디오북을 시작한 것처럼, 라디오 진행에 도전한 것처럼... 언제든 새로운 시작은 가능해요.
한 학생이 준 깨달음
며칠 전, 중고등학생들에게 진로교육 시간엔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어요.
"코치님, 혹시 돈 버는 일 아니어도 희망진로에 써도 되나요?"
저는 당연하다고 답하며 제 경험을 들려줬어요. 좋아서, 잘하고 싶어서 시작하고 반복한 일이 결국 돈을 버는 일로 바뀌었다고요.
이 찐 경험담에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집중하더라고요. 그래서 덧붙였어요.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에서 직업은 얼마든지 바뀔 거야. 새로운 직업도 계속 생길 거고. 그러니까 관심 있는 일, 좋아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돼."
질문한 아이의 표정이 환해지는 걸 보는 순간, 저도 기뻤어요.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있구나 싶어서요.
나의 성장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성장하는 모습은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평생 프로젝트로의 초대
"나 키우기 프로젝트"는 평생 갈 것 같아요. 아니, 평생 가야죠.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저 자신을 보는 재미가 이렇게 쏠쏠할 줄 몰랐거든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나는 설렘이 있어요. 그 작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지, 정말 놀라실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는 저처럼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거예요.
"나도 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도 분명 할 수 있어요."
당신의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저는 정말 궁금해요. 그 여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