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필수조건

스물아홉: 살며 사랑하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이다. 정작 목표는커녕 제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나의 밥벌이는 여전히 소나무잣 같은 조카 크레파스 18색깔스럽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욕망하고 또 번민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을 위해 참고, 터뜨리고, 삶의 의미를 생성하고 또한 상실하는 굴곡의 연속이 바로 삶이다.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기에 유한하면서 무한하다.

해서, 번뇌를 내려놓으라는 현자들의 가르침을 이렇게도 생각해 본다. 삶의 원동력이란 본디 끊임없는 욕심과 충돌이라 그 지향이 지금 바로 이 순간 사랑을 향해야 비로소 가치를 획득하고 무력감을 떨칠 수 있으리라고. 어린아이가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사랑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듯이 어쩌면 사랑은 삶의 필수조건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