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문득: 괜찮아, 곧 걷힐 구름이야.
추석을 앞두고 만월에 가까워진 달은 빠른 유속으로 흐르는 커다란 구름더미에 가려 제 빛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구름을 치워줄 수도 없으니 안타깝게 손 놓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나로서는 그저 달을 향해 기원했다. 의기소침하지 말라고. 지상에 닿지 못할 뿐 그대가 뽐내는 만월의 위용은 그대로일 테니까. 언젠가는 벗어날 구름이니까.
물결과 숨결 사이 어딘가에서, 흔들림까지 사랑하려는 삶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