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비워지면 다시 채워지고, 저물면 떠오르고, 차오르면 다시 기울고, 밀려오고 쓸려가는 각종 변화는 꾸준한 주기로 순환하며 흐른다. 때로는 예측 가능한 형태로, 그 반대의 경우로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흐름을 탈뿐이겠다, 휩쓸리지 않게 중심과 균형을 잡고. 급하지 않게 올바른 방향으로.
예순다섯이 넘는 엄마는 친구들 중 가장 늦게 결혼하고 출산했음에도 (속도를 위반한 장녀 탓에) 가장 일찍 할머니가 됐다.
해서 친구의 자녀들은 통상 나보다 훨씬 연상임에도 이제야 청첩장을 돌리는 가가호호 완강하게 딩크를 선언하니, 아이러니하게도 친구들은 손주를 그것도 넷이나 본 당신을 부러워했단다. 죄인 아닌 죄인인 나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한 마디 보탰다.
나 | 한 길 속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사람의 일 아닐까...요?
때로는 들려도 못 들은 척, 보이는 그대로 전부 믿지 말고, 주어진 대로 수용하되 나만의 주관과 신념대로 행함이야말로 곧 흐르는 삶 아닐까.
다소 극단적이지만 삶을 위선과 우직함 중 단 하나만 선택하라면, 나는 후자를 택하련다. 그 대신 강단 있게. 그러면서도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