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난 발차기

2024년 10월 19일 (토)

by 이선하

새벽 두 시쯤인가 도중에 깨버린 바람에 집안일 한 바탕하고 도로 잠든 뒤 일곱 시쯤 다시 기상했다. 여덟 시 타임에 갈 요량으로 설설 출발했다.


원래 한 시간만 하려다가 욕심이 생겨 두 시간을 알차고 박차게 꽉 채웠다. 주말 아침의 여유가 좋다.


여덟 시 50분에 휘슬이 울리면 10분 간 휴식 후 정각에 재입수가 가능했는데, 입·퇴수를 알리는 직원이 다름 아닌 내 초급반 담당 강사였다. 맨날 그의 수영복 차림만 보다가 평상복에 덮인 앞머리가 낯설었다.


그동안 배워온 자세 연습을 단계적으로 복습했다. 생각보다 넘치는 체력으로 거의 쉴 새 없이 로테이션 돌다가 그만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났다.


퇴수해서 끙끙 거리는 나에게 강사가 다가와(나를 알아봤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예의 무심한 친절로 종아리를 마사지해 줬다. 그는 쥐가 났을 시에 대처 요령과 함께, 발차기할 때는 종아리보다 허벅지 근육을 더 쓰라고 조언해 주면서 "잘 드셔야 된다"라고 덧붙였다. 쥐 나는 것과 잘 먹는 것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5분 휴식 뒤 다시 킥보드를 잡고 자유형을 연습했다. 그러나 왼쪽 어깨와 팔뚝을 잇는 근육이 슬슬 아파 왔고, 나름 체득한 줄로만 알았던 발차기 요령도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밀어 호흡할 때는 부력에 대한 저항 탓에 발차기를 더 강하게 차야 한다는데, 자꾸만 몸이 가라앉았다. 강사의 조언대로 허벅지를 쓰려니 역시 빡세다.


그래도 모쪼록 출근 직전 정신없는 새벽이 아닌, 여유로운 주말 아침 두 시간을 수영으로 채우니 개운하고 좋았다.

매거진의 이전글칭찬은 선하도 춤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