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의 단점이자 장점

2025년 05월 06일 (화)

by 이선하

잘못된 습관이 자리 잡을까 봐 섣불리 드릴 연습은 시도하지 못했다. 게다가 도시관리공단 수영장에서는 킥보드나 풀부이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최대한 이미지메이킹에 의존했다.


내 발목은 지느러미이자 오리발, 내 다리는 배를 띄우는 모터, 내 손바닥과 팔은 물살을 가르는 노, 자유형에서 팔꺾기를 할 때는 마치 이마 앞에서 어깨동무하듯이 등등… 그런 상상거리들을 붙들며 오늘도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했다.



매번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없음은 수영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거울처럼 비춰주는 대상이 없는 대신, 수중이라는 매개를 통해 큰 무리 없이 몸의 감각과 호흡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서는 오직 팔과 다리의 움직임, 폐를 가득 채우는 호흡,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리듬만이 남아 서툴고 더딘 몸부림으로 자기 자신과 만나는 진하고 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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