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수친자

2025년 08월 03일 (일)

by 이선하

매일같이 수영하다 보니 종종 다른 수영장에서도 익숙한 얼굴을 마주하곤 하는데,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인물을 만나 깜짝 놀랐다.


내심 반가워서 망설임 끝에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역시나 짐작대로) 상대는 그렇지 않은 기색이었다. 굳이 반겨주거나 알아주길 바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알고 지낸 지 1년 가까이 되었는데 이렇게까지 정색할 줄은.


서운할 겨를도 없이 그는 두 번째 타임 초반에 서둘러 자리를 떴고, 150분인 1부 초반부만 해도 북적이던 레인은 막바지에 이르자 어느덧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언젠가는 함께 수영을 다니며 따로 또 같이 자세와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지 싶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물속에서 홀로 수영을 이어간다. 나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나만의 흐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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