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날

2025년 09월 04일 (목)

by 이선하

대체로 느린 편이지만, 특히 평영풀 자유형킥 드릴은 숏핀을 껴도 차도가 없다. 숏핀 착용하고 자유수영이 가능한 수영장을 찾아볼까. 아마 인근에는 없겠지만.


강습이 끝난 뒤 강사에게 개인적으로 원터치 자유형 드릴 관련에서 질문했다. 피드백받은 대로 코어에 힘을 단단히 주고, 호흡할 때 사이드 풀벽을 주시해 봤지만 역시나 여지없이 침몰...


양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면(아이들 출산 직전 힘을 풀 때 쓰던 방식처럼) 조금은 개선되는 듯하지만... 이게 맞을까? 발차기도 실전 자유형보다 빨리 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깊이감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깊게 눌러 차든 얕게 빠르게 차든 체감상 비슷한 속도라.


분명한 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이 드릴만 하면 물배 채우기 쌉가능. 수도세를 내야 할 판이다.


접영 브레이크아웃에서 첫 스트로크부터 바로 체공 호흡하는 것도 문제지만, 직전에 돌핀킥이 잠영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단계적인 상승부터 부족하다. 또 유튜브에 널리고 널린 시범 영상들처럼 입수킥으로 진입 시 기존 리듬이 확 죽어버린다.


게다가 숏핀을 끼고도 무호흡으로 25m 잠영 돌핀킥 완주가 안 된다(최소 세 번은 끊어가야 한다.). 처음 시도했을 때는 바로 성공했는데. 역시 호흡 조절 실패가 원인일까. 어떻게 된 게 숙달은커녕 퇴화했다니.


하지만 물배가 터지도록 찰 지언정 나는 내일도 수영하겠지. 수영은 퇴화조차 경험으로 만드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운동이니까.




강습 후 샤워실에서 어머니들과 한참 대화 나누던 한 회원의 한 마디가 유난히 마음을 두드렸다.


회원 | 오늘이 가장 아름다운 날이야.


오늘의 내 사랑도 그랬으면 좋겠다. 수영인으로서, 엄마로서, 한 여자로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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