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없는 자유수영

2025년 09월 07일 (일)

by 이선하

|저번에는 중급 레인에서 사이드킥을 하다가 초급 레인으로 쫓겨났고, 오늘은 초급 레인에서 접영풀 프론터킥을 연습하다가 중급 레인으로 쫓겨났다.


오늘의 경우는 물이 많이 튄다는 항의 때문이었다. 연습만 마무리하고 옮기겠다고 하자 "여기는 초심자를 위한 곳인데 무슨 연습을 하냐"며 고함을 쳤다.


???


양방향 수영 시 한 팔로만 했는데도, 양팔로 냅다 접갈(접영 갈기기)하는 다른 남자들은 내버려두면서 나한테만 뭐라고 하니 당시엔 서러웠지만, 반대편에서 접영풀이 보이면 위축감이 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나도 그냥 '죄송합니다'하고 빠져나갔으면 될 것을, 순간적으로 무안하니 반발심은 들고, 내 사정을 길게 늘어놓기는 싫어서 입 꾹 닫고 굳이 자유형으로 한 바퀴를 쌩 돌고 나가는 나도 참 나다. 수영으로 수양하자던 다짐은 어디 가고 자기 수양이 덜 됐다.


그렇게 중급 레인에 가서 드릴 연습하니 아니나 다를까, 뒷사람들이 걸어 들어오거나 새치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자유 없는 자유수영이다.


모쪼록 앞으로 초급 레인에서는 유선형 발차기와 원터치 자유형 같은 느린 드릴을, 중급 이상에서는 느리더라도 평영·접영풀 자유형킥 드릴과 영법, IM 세트를 도는 게 좋겠다.


다른 사람들은 드릴 연습을 어떻게 할까. 정확히는, '상급반에 속해 있지만 느린 속도 탓에 상급이라 하기엔 어정쩡한' 나 같은 사람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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