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하게 외롭고 뜨거운
어쩌면 어른이란 머리로 인정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도달이 원활하되, 그렇게 습득한 내용을 다시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수도 없이 삼키느라 입이 무거운 사람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누구나 성인이 되어도 아무나 어른이 될 수는 없는 까닭이다.
내가 다 안다, 이해한다는 말이 지니는 무게를 생각하건대, 진정성 없이는 감히 쉽게 내뱉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상 전반을 뒤흔들 만큼 머릿속을 쉼 없이 맴도는 기억의 편린마다 조각보처럼 이어 붙인 끝에, 조심스레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나는 너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항시 염려해. 늘 너의 행복을 존중해. 그것이 곧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러한 마음마저 굳이 내색하지 않고 겨워 겨워 품는 것 또한 어른의 몫이겠다. 어른으로의 과정은 이토록 지리하게 외롭고 멸렬하게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