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조심합시다

2025년 09월 25일 (목)

by 이선하

내 수중 자세를 직접 확인하고 싶지만 어릴 적 겪었던 몰카 피해 경험이 발목을 잡는다. 촬영과 몰카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특정 신체를 겨냥하던 '찰칵' 소리가 아직도 선연해서, 타인이 휴대폰으로 내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 자체가 불편하다.


그러니 셀프로 촬영할 방법을 찾아보려 해도 지금 여건상 마땅치 않아 결국 고민에만 그친다. 한층 더 성장하려면 직면해야 하는데, 오래된 그림자가 자꾸만 앞길을 막아선다. 결국 정면돌파 말고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중급반 때 킥보드 위로 엎드려 평영을 해본 적은 있어도, 킥보드를 눌러가며 발차기해 본 건 처음이다. 역시 수영의 다양성은 무궁무진하다. 내 잠재력도 그러하기를


하는 바람과 달리, 내 부력이 이렇게나 좋았나 싶을 만큼 너무 잘 떠서 탈이었다. 온 힘을 다해 내리눌러도 자꾸만 두둥실 떠올랐다. 빵뎅이랑 허벅지에 살이 많아서 그런가. 상급으로 갈수록 몸이 너무 떠서 고민이라는, 언젠가 스쳐 들었던 말뜻을 비로소 실감했다.


돌핀킥에 나름 요령이 붙은 줄 알았더니, 완전한 착각이었다. 킥보드 킥 도중에 강사가 나를 멈춰 세우더니 반동을 쓰지 말고 발등으로 눌러야 한다는 엄근진 피드백을 줬다.


아니나 다를까, 퇴수 후에는 한동안 요통에 시달렸다. 신기하게 물속에선 전혀 아프지 않다가도 물 밖에서는 그렇게 아프다.


모쪼록, 허리 조심합시다. 비록 내 허리는 수영할 때 말곤 달리 쓸데는 없지만.




오늘따라 버거워하는 회원들의 헐떡이는 푸념을 가만히 듣던 강사가,


강사 |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라기엔 표정은 전혀, 오히려 슨상님 얼굴은 굉장히 즐거워 보이는뎁쇼? 어디서 뻔한 그짓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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