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27일 (토)
새벽에는 동호회 두 시간에, 정오부터는 접영 특강 두 시간에 간간이 자유수영… 세 시간도 채 못 자고 새벽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꼬박 8시간을 수영장에서 보냈다. 도중에 집에 다녀오기도 시간이 애매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할머니 댁에 가고 없는 텅 빈 집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았다. 동호회 직후엔 한 시간 남짓, 그다음 타임엔 20분 정도 휴식했고 자유수영은 드릴 위주로 느슨하게 진행하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간간이 바나나와 토마토, 프로틴바와 음료를 섭취하니 버틸 만했다.
동호회 프로그램 시작 전, 회원마다 각자 운동기록표가 배부됐다. 사이클을 돌면서 기록을 기입하라는 지시였다.
그렇게 우왕좌왕 시작한 자유형 3바퀴 중 2바퀴 동안 내 기록표가 사라져 헤매다가 마지막에야 겨우 찾아냈다. 문제는 머리가 나빠 암산이 바로 안 됐다. 시작 시간과 끝나는 시간을 따로 기재해 계산해 보니, 내 최초의 인터벌 기록이 된 마지막 자유형 50m는 얼추 59초가 나왔다.
동호회에선 초급이라 마음이 편하지만, 상급반 수강생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창피하다. 레인풀 한복판에서 넘실대는 물살을 타고 나아가려면 믿을 건 내 몸뚱이뿐인데, 나는 왜 늘 나 자신이 못 미덥고 창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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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인의 연예인, 6만 유튜버 쁨지쌤의 접영 특강! 나는 오늘 오후 두 시간 동안 쁨지쌤의 사랑반 꼴찌 수강생이었다.
실물은 얼굴도 몸매도 영상보다 훨씬 예뻤고(발성과 스피치까지 최고였다!), 영법 시범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무려 25년을 단련한 수영 장인의 포스 앞에서 내 수영은 한없이 조악했지만, 재치 있고 노련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잠시나마 위축감을 잊고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내가 좀 더 사교적이었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수강 후 셀피나 사인이라도 청했을 텐데. 정작 나는 단체사진조차 내 모습이 부끄러워 숨기 바빴다.
특강은 IM 워밍업으로 시작해 각 영법별 운동 원리를 짚고, 킥보드 접영킥 드릴을 거쳐 캐치·풀-푸시·피니시-리커버리 단계별로 빌드업하여 접영을 완성하는 구성이었다. 내 고개는 생각보다 수면에 지나치게 잠겨 있었고 상체 고정도 잘 안 됐다. 유선형과 코어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상·하체 관절 분리 노하우와 내 체형에 맞는 자세 각도를 찾아야겠다는 계기가 됐다.
특히 "체형의 변화에 따라 영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쁨지쌤의 말이 크게 와닿았다. 1년간 수영하면서 내 체형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를 돌아보면, 결국 내 수영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 역시 수영에는 왕도가 없음을 다시금 느꼈다.
하도 오래 있다 보니 물속에서도 온몸이 다 아팠지만, 접영 기본기를 알차게 다듬을 수 있었던 힘든 만큼 값진 두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