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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달디 Sep 05. 2015

상처를 들여다보다.

꼭 누군가에게 맞고, 모욕을 당해야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누군가의 싸늘한 눈빛, 무심한 말투 혹은 소중한 것의 부재같은 것들이 상처를 만든다.

세상에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래~ 너 보다 힘든 사람 많아" 이런 말이 얼마나 한심한 말인지 더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더 큰 상처, 더 작은 상처 그런 건 없으니까. 

그냥 상처를 통한 아픔만 존재할 뿐이다.


예술의 시작은 상처에 관한 단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이유로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의 상처는 스크린을 타고 담담하게 전해져 오기도 하고 , 때로는 너무 강렬하게 전해져 보는 사람마저 눈물을 흘리게 한다.

오늘은 이렇게 인간의  '상처'를 다룬 작품 몇 개를 소개하려고 한다. 


 

 



1. 케빈에 대하여 (2011)


케빈은 무엇을 위해서 살았고, 무엇을 위해 악마가 되었을까?

애정 없는 얼음장 같은 말투를 뒤로 하고 쓸쓸하게 방문을 닫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겠지.

사랑할 수도,  사랑받을 수도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


2. 수어사이드 룸 (2011)


상처를 받기 시작하면, 자기 자신을 그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숨게 된다.

그 곳은 어두운 방안일 수도, 때로는 온라인 상의 다른 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로 이들이 원하는 것은 숨는 것이 아니라, 찾아지는 것이었다.


3. 파수꾼(2010)

10대 시절의 아픔을 누구나 다 겪는 '성장통'이라고 정의하기엔 너무 가혹하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피해자가 되었고, 가해자가 되었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가슴 아픈 이야기들...

등장인물의 각자의 심정에 따라 영화를 다시 돌려보다 보니 5번은 본 것 같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해가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4. 왕의 남자 (2005)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 광대들, 기댈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한 연산, 그리고 연산의 그런 불안함을 공감하고 옆에 있어주려는 공길.

부채를 집어던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영화의 대사와 모든 노랫말 속에 인물들의 상처가 새겨져 있는 듯 하다.


 5. 똥파리 (2009)


누군가에겐 가족이 가장 큰 버팀목이지만, 누군가에겐 큰 지옥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대물림 된다.

영화의 결말이 주는 현실감은 슬프다 못해 참혹하기까지 하다.



인생이 언제나 행복했다면 영화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처를 받고, 그로 인해 아파하고 애써 다 잊은 척 덮어두며 사람은 성장해간다.

그리고 예술은 '슬픔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듯,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영화를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어도 조금의 위로와 공감을 받고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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