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이 써졌어
창문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아침.
여유롭게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외투를 챙길까 말까.... 고민의 끝에 외투를 챙겼다. 가볍게 옷을 입고 나섰다가, 다시 외투를 들고나가는 나 자신이 웃겼다. 따스한 햇빛에 반해, 아직은 차가움을 머금고 있는 바람이 부는 걸 보고 외투를 챙기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학교 근처 늘 가던 곳의 익숙한 커피 맛과, 새로운 카페에 대한 호기심 사이에서 망설였다. 늘 가는 카페, 새로운 카페 두 곳 중 어느 곳에 가서 커피를 테이크아웃을 할지 고민하다가 익숙한 사장님의 인사가 그리웠는지, 결국 발걸음은 익숙한 문 앞으로 향했다. 커피를 시키고 지갑에서 쿠폰을 꺼냈는데, 놀랍게도 이미 쿠폰이 다 찼더라. 늘 가는 카페를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문득, 오늘은 뭔가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잘한 선택들이 맞아떨어지자,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선택의 연속에서 연속으로 괜찮은 결과가 나오는 걸 보니, 오늘 하루는 내 편인가 보다. 그렇다 보니 참 별것도 아닌 게 다 괜찮아 보였다. 흰색 양말 대신 검은색 양말을 신길 잘했고, 초록 가디건을 입길 잘했고, 보조배터리 두 개를 챙겨 오길 잘했다.
잘 해낸 것들이 오늘 하루를 밀어줬다.
잘하는 게 이렇게도 많다.
아마 당신도 그렇지 않을까, 오늘도 잘 해낸 게 분명히 하나쯤은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