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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어린 호기심

그냥 글이 써졌어

by 민창

천천히 나는 너를 배우는 중이야

가끔 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내가 이 사람을 다 알지 못하는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문득, 네가 어떤 표정을 지었을 때, 어떤 말투로 대답했을 때
'아, 너는 이런때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이런 말투로 대답하는 구나' 하고 내 눈과 마음에 기록해.

앞으로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도, 매일 너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겠지.
어쩌면 그게 우리가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는 비결일지도 몰라.
익숙함 속에서도 여전히 낯선 부분이 있다는 건,
너라는 사람이 얼마나 깊고 풍성한 사람인지 보여주는 증거 아닐까.


물론, 때론 서운한 순간도 많겠지.
내가 네 마음을 잘 몰라서, 혹은 알아채지 못해서.
그럴 때마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고, 또 고마워하겠지.
그런 나를 기다려주고, 다시 이야기해줘서.

그런데 나는 말이야,
네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궁금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고 싶고,
무엇이 널 웃게 했는지 듣고 싶어.
그 마음은, 앞으로 변하지 않겠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
서로를 계속해서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유지되는 거라고 생각해.
그 마음이, 우리 사이를 따뜻하게 해주는 작은 불씨가 되어주는 거지.

사랑이란 감정은 아마도
그 신선함과, 끝없는 호기심에서 피어나는 거 아닐까.
나는 오늘도, 너라는 사람이 궁금해.
그리고 그게 참, 행복해.



-


나는 아직 당신을 잘 모릅니다.

자라온 환경도 성격도 관심사도 서로 다른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너무 비슷한 모습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나랑 너무 똑같다고? 하면서 놀라는 경우도 있는 반면,

어떻게 이렇게 너무 다르지?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때로는 잔잔한 물결처럼,

때론 서로의 부족한 온기를 맞추며 이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싶어

당신에게 질문합니다. '오늘은 어땠어?'

애정 어린 호기심이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해준다고 믿기에

의미없어 보이고, 불필요해 보여도 당신에게 내 마음을 던집니다.

서로가 던지는 애정 어린 호기심이 우리 사이를 이어주는 돌다리가 되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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