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글이 써졌어
생명하나 키우기 어색한 바닥.
그곳이 좋은 터전이 되길 바라며 삽을 든다.
숨조차 막힌 딱딱한 땅
그 곳에 조금씩, 조용히 틈을.
섞이기 어색한 모래들끼리 섞으며,
깊이 더 깊이
매마른 땅을 파다가 촉촉한 흙이 보이면
흙과 모래를 섞고, 물을 조금씩 부으며 촉촉함을 선물하며
천천히 생명을 이 곳에.
먼저 서어나무 한 그루.
그 곁엔 바람을 기억할 풀들.
참억새, 새풀, 그리고 사이사이에 들어오는
베로니카의 푸르지 않은 빛.
식물의 특성에 맞게 깊이와 간격을 조절하며
뿌리가 충분히 퍼질 수 있도록
영양분있는 토양을 섞어
그렇게 마음을 담자
이 곳엔 계절이 있다.
계절의 변화를 받아드리며
그 순환에 겸손해지자.
그 곳에 나 또한 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