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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다 또 만나

그냥 글이 써졌어

by 민창

우리의 세상에선 일어나선 안 될 일들이 봄날의 눈처럼 쏟아져.

누군가의 상처는 배경음처럼 흐르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아.

참담함이 바닥이 된 이곳에선


나눔이 나눔으로 전해지기 어려워.

사랑이 사랑으로 읽어지기 어려워.

공감이 공감으로 살아남기 어려워.


의미 없는 어제야

어려운 오늘이야

두려운 내일이야


그럼에도 내 안에 머물러준 이들에게 감사해.

무너진 일상 속에서도

내 흔적에 머무는 사람이 있다는 건

기쁨을 넘는, 숨처럼 고마운 일이야.


기쁨이라 말하면

너무 작아지는,
그런 감사야.


감사를 찾기 어려운 하루 속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는 건,

살아가는 일에 남아 있는 기적이야.

나에게 기적을 선물해 줘서 고마워.


각자의 삶이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가끔은 그 흐름을 멈추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우리의 온도를 유지하자.


시간 날 때 한 번은 꼭 보자.

잘 살다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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