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반향 없는 발걸음
한 줄기 빛이 없어 목적 없이 걸어가는
내 두 다리만 간신히 형태가 보인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 거니
앞으로 걸어가는 나의 목적지를 알고 싶은 거니
무덤덤한 걸음에 장애물을 만나 넘어지고 싶은 거니
지금까지 걸어온 내 계절에서 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피어오르기도, 만개하기도, 색을 바꾸기도,
낙엽을 떨어트리기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음 계절을 나무가 기대하는 이유는
그 모든 계절에 생명이 피어오르는 기적을 마주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