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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라해 Dec 29. 2024

내 슬픔을 읽는 나를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내 슬픔을 읽고 가엽게 여기지 말아줘요. 눈이 보이지 않으면 안경을 쓰고,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듯 저 또한 슬픔을 느끼지 못하기에 슬픔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중이에요. 그러니 안쓰럽게 생각하지 말아줘요, 내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감사함을 가지고 있으니. 


내 슬픔을 읽고 울지 말아줘요. 내 슬픔을 내가 느끼고 내가 울고 싶어요. 함께 마음을 써주는 것에 감사함은 있지만, 먼가 눈물을 뺏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괜찮다면 눈물을 흘리지는 말아줘요.


내 슬픔을 들여다보며 내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것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내 안에 있는 슬픔은 내가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 내가 가진 부족함이나 연약함이 아니에요. 그 슬픔을 내가 이해하고,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어요. 그래서 그 슬픔이 나를 묶어 두지 않도록, 내가 그것을 잘 다루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고 있어요.


하지만 슬픔이 나의 일부가 된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그 아픔을 강요할 수는 없어요. 나는 내 슬픔을, 내 눈물은 내가 지켜보면서, 내 방식대로 풀어나가고 싶어요. 때로는 그것이 외로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외로움 속에서 나는 나만의 힘을 기를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 내 아픔을 대신 느끼려 한다면, 그 마음에 감사하면서도, 그것이 내 아픔을 이해하는 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요. 나는 내 슬픔을 내 방식대로 품고,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려고 해요. 그 여정을 함께 하길 원하지만, 내 슬픔의 주인은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러니 내가 슬프다고 해서, 그 슬픔을 그대로 안아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히려 그 마음을 이해해 주고, 지켜봐 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위로받고 있어요. 내가 울고 싶을 때는, 그 울음도 내가 온전히 감당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갈 수 있을 거예요.


내 소원은 슬픔을 이해하고 펑펑 울고, 한 번 크게 숨을 쉬는 거에요. 그러니, 내 슬픔을 읽고 슬퍼하지 말아줘요. 정말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한다면 슬퍼하는 것보다 응원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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