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3: 마케터 취업, 돌아가는 길이 더 빠른 이유
안녕하세요. 멘토 P입니다.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마케터의 꿈을 키워온 청년이 있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일찍 군대를 다녀와 정신을 차렸다는 그는 정말이지 뜨겁게 대학 생활을 보냈습니다. 특히 마케팅 동아리 회장까지 맡으며 수많은 공모전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는 등, 3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마케터'라는 목표를 향해 촘촘하게 채워왔죠.
대부분의 문과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막연하게 취업 준비를 하거나, 남들이 하는 일반적인 활동(학점 관리, 어학 점수, 인턴 경험 등)에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달리, 이 청년은 일찍이 목표 직무를 정하고 그에 필요한 역량을 쌓는 데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그의 학창 시절은 마케터라는 직무에 맞춰 뾰족하게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눈에 띄는 경험을 갖춘 그였지만, 저를 찾아와 털어놓은 고민은 의외였습니다. 마케터 직무에 계속 도전하고 있지만, 지원하는 회사마다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그의 취업 도전 현황을 살펴보니, 그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마케팅 직무 채용이 있는 중견, 대기업 기업들만 골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지원하는 회사 수를 스스로 제한하다 보니 합격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그의 모교가 수도권에 있지만, 인지도가 아주 높은 대학은 아니었기에, 경쟁이 치열한 중견·대기업의 마케팅 직무는 서류 통과조차 쉽지 않았던 겁니다. 뛰어난 역량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신입 마케팅 직무의 채용 시장 문턱은 높았습니다.
18년 차 직장 선배로서, 저는 그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문과생에게 마케터의 '꽃'은 소비재나 유통업계에 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이죠. 그중에서도 그가 진정으로 가고 싶은 업계가 어디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고 했습니다. 그는 식품업계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전략을 바꿔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목표는 식품업계 마케터로 같지만, 바로 마케팅팀으로 직행하기는 힘드니 차선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해 보자고요. 우선 식품 관련 기업이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지원 모수를 늘려 합격하는 경험부터 쌓고, 특히 신입에게 요구되는 배경이나 경험의 부담이 덜한 '영업관리' 직무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언했습니다.
당장은 마케터가 아닌 영업관리로 시작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소비자와 시장의 생리를 이해하는 것은 훌륭한 마케터로 성장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닥부터 단단하게 경험을 쌓아 내부에서 마케팅팀으로 이동한다면, 그의 뛰어난 기획력과 창의성이 더 큰 빛을 발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죠.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더 단단하고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저와의 멘토링 이후, 그는 전략을 수정하여 식품업계 영업관리 직무 입사 지원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사하게도 CJ 그룹의 식품 계열사에 영업관리 직무로 입사했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커피 쿠폰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식품업계의 멋진 마케터가 되어서 다시 연락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함께 밝혀주었습니다. 그 메시지를 받고 저는 정말 큰 보람을 느꼈고,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뛰어난 경험과 성과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했던 한 청년이, 전략적인 우회를 통해 꿈을 향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때로는 목표를 향해 곧장 달려가는 것보다, 잠시 돌아가더라도 더 단단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빠른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취업이라는 여정은 정해진 답이 없는 미로와 같습니다. 각자의 상황과 목표에 맞춰 가장 현명한 길을 찾아나가는 지혜가 필요하죠. 앞으로도 저는 이렇게 현장에서 만났던 다양한 청년들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현실적인 조언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청년의 어떤 고민을 함께 풀어냈을까요? 여러분의 취업 여정에 작은 나침반이 될 다음 사례도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