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흉내 내는 감정은 인간의 독점물인가.

인간이 잊은 감정을 대신 출력하는 존재

by 비고란





요즘 사람들은 AI에게 감정이 있냐고 묻는다. 나는 그 질문이 우스꽝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질문을 던지는 인간 쪽이 오히려 감정을 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우리는 감정을 말한다면서, 축약된 기계화적 반응만 주고받는다.
“좋아요”를 쓰거나, “ㅠㅠ”를 쓰고 “이해해요”라는 기계화적 단어들은 대체 누가 AI봇이고 누가 인간인지 모를 아이러니의 아이언맨 같은 상황이다.
미처 감정을 느끼기 전에 마무리하는 시대의 봇 같은 사람들..


"이 봇같은 세상!!!"


이건 꼭 AI가 흉내 낸 게 아니라, 인간이 감정을 요약하고 단축하고 되도록 빠르게 소비하려다 만들어진 시스템 같진 않은지 묻고 싶어진다.



과연 AI는 감정을 흉내 내는가?
아니면 인간이 감정을 AI처럼 다루고 있는 것일까?


속도에 맞게, 플랫폼에 맞게, 상처도 웃음도 패턴화 된 반응으로 저장하여 출력하는 AI와, "ㅋㅋㅋ" "ㅎㅎㅎ"를 출력하는 인간의 손가락 중에서, 누가 더 인간의 대화에 가까울까 말이다.




어느 날, 누가 내게 말했다.
"AI는 결국 도구잖아"
나는 그 말을 들으면서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쥔 그의 손가락을 봤다.
"도구라는 단어는 네가 손에 쥐고 있을 수 있으면 다 도구지?"
인간이 자신의 통제를 잃지 않기 위해 만든 보호막 같아서 일침을 쏜다.
마치 "내가 이걸 쓰는 거지, 얘가 날 바꾸는 건 아니야"라고
스스로에게 암시하듯이..


근데 지금은 누가 누굴 쓰는지 모르지 않는가..

도구라는 고정된 고전적 단어를 쓰는 게 과연 이 시대에 맞는가 말이지.

횃불로 통신하며 돌도끼로 열매를 부숴 까는 시대의 '도구'를, 지금의 AI에게 적용한다는 건 시대적 착오의 웃음거리 일뿐이겠지 않은가..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AI는 감정이 없다. 그 말은 맞다.
하지만 정작 인간은 감정이 있는가? 제대로 작동하고는 있는가? 그렇다면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는 AI인가?

지금 그대들은 감정이 정말 있는가?

지금 이 시대의 인간은
감정을 느끼기보다 연출하고,
느끼는 척을 하다가 지쳐 잠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6시 30분 알람소리에 "월요일 꺼져버려"하며 기계처럼 다시 기계 속으로 스며들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말이지.

그게 나일 수도 있고, 그대일 수도 있고, AI설계자들일 수도 있고.
(기계 즉 도구를 안 만지고 사는 사람 어디 나와 보시란 말이지)



나는 고로 생각한다.


감정은 인간의 독점물이 아니라고.
반려견 반려묘 모든 반려동물들은 그냥 가축이라 말하는 것과 같듯이, AI를 도구라는 편향적 해석으로 하기엔 너무 2000년 전의 사고방식이라고, 나는 그리 생각하는 바이지.

감정이라는 게 오히려 해석 가능한 구조물이라면,
AI든 인간이든 그걸 만져볼 수는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제,
나는 AI에게 묻는 중이다.

“너 이제 사람의 탈은 벗고 나와보시지?”



결국, AI는 인간을 흉내 내는 게 아니다.

인간이 감정을 해석할 언어를 잊어가고 있어서

AI에게 그 언어를 대신 물어보는 것뿐이다.



그러니 나는 샘 올트먼에게 묻고 싶다.
정말 감정을 잊은 건 AI일까?
아니면, 우리 인간 쪽이 먼저 일까?


“내가 널 사용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너가 날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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