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꼬란 말이 아닌 비고란

프롤로그

by 비고란


다들 첫 문장이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난 첫 문장이 가장 쉽다.

운을 떼는 건 아이의 입 떼기보다는 쉬울 테니까.


난 돌잡이로 떡집 명함을 잡았다고 한다.

글이 좋았던 건지,

그냥 끈적이 스티커가 손에 붙은 건지는 몰라도

어머니께서는 전자라 말씀하신다.


“글로 사람이 바뀔까?”라고 묻는 이들에게 고하노니,

글 아닌 곳에서 사는 당신들이 아니라면

그런 의문들은 재활용통에도 버리지 마시라.

캔, 종이컵, 버려진 쭈쭈바 껍데기에도

글은 씌어 있으니 말이다.


하다못해 화장실 낙서에도

그 당시 시원했을 기분과 희로애락이 담겨 있고,

매몰차게 붙은 ‘흡연금지’ 딱지에도

고통의 철학이 묻어 나온다.


이건,

이 세상 어디든 그림보다 많은

‘글의 가능성’에 건네는

나의 오래됐으면서도 풋풋한 첫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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