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시
푸근한 봄볕 등에 업고
서리 오른 밭뙈기들, 봄맞이 새판 짜러…
여우처럼 스리슬쩍 치고 빠진다,
그 봄비 아닌 여우비!
겨우내 오매불망 기다리던 봄비 마냥
갓 돋아난 새싹들에, 방울방울 교태를 흩뿌린 채…
여우처럼 싸늘하게 홀리듯 스쳐간다,
그 겨울비 아닌 여우비!
아직 헛헛하고 시린 마음 공터엔 솜털비 한 방울 안 떨군 채
쇠창밖에서만 약 올리듯 통통 튀며 쓱 내리고…
여우처럼 쏙 내뺀다,
그 새초롬한 봄에 내린 여우비!
꼬리 길면 잡힐라, 봄볕 틈새 마디마디 살짝살짝 후둑후둑
얼은 가슴 설레라고, 여우처럼 매만지다가…
부리나케 치고 간다,
아닌 봄에 내린 봄 여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