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정명옥

by 도서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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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티켓번호를 확인했다.

AK 03. 7시 30분 서울 출발. 9시 20분 부산 도착.

일정이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한 그녀는 의자를 찾았다.

한 십분 전부터 탑승이 시작 될 터이니 앞으로 십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공항은 밤도 낮도 없이 오고 가는 사람들을 잇는 쉼표다.

이렇게 큰 공항에, 이렇게 많은 비행기가, 이렇게 자주 뜨고 내려온다.

부산에서 서울로, 다시 서울에서 부산으로.


허나 자신에겐 왜 공항이 점점 마침표처럼 느껴지는 걸까.

장거리 연애가 원래 힘들 걸 알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바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

몇 번이나 알고 다짐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녀를 짓눌렀다.


차장에 비친 자신의 얼굴 뒤로 김포공항의 로고가 보였다.

'사랑을 태우고 대한민국을 띄우는 서울 김포공항'

서울에서 부산까지 450km의 거리를 비행기는 사랑을 연료로 태워 이동했나 보다.

그래서 몇 번이고 서울과 부산을 왕복하는 사이

자신의 사랑이 다 태워져 버린 것 아닐까.


자조 섞인 한숨을이 나올 뻔 했지만 그 대신

핸드폰을 뒤져 남자가 보낸 메세지를 찾았다.


그녀가 느꼈던 온기의 마지막이 언제였는지 기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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