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형만
오늘도 모였네. 또 내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거야? 알았어. 잠시만 있어봐. 짚으로 된 머리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인형에 불과했지만 도로시와 함께 여행을 떠난 뒤 달라졌어. 도로시는 밭에 묶여 참새들의 비웃음이나 받던 나에게 모험을 선물해줬어. 모험을 통해 나는 양철 나무꾼과 사자와 친구가 되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의 따스함을 배울 수 있었어. 무엇보다 오즈를 만나 '두뇌'를 얻은 일이 가장 멋지지! 난 내 지혜를 통해 에멜랄드 시티의 왕으로 많은 사람들을 다스렸지. 그런데 왜 다시 이 뭉크킨에 돌아왔냐고? 세상 모든 지혜를 얻은 후 알게 된 사실 덕분이야. 또 에메랄드 시티는 오즈마 공주가 다스려도 문제가 없을 것이니까. 뭐? 알게 된 사실이 무엇이냐고? 여기 내가 태어나고 자란 뭉크킨의 밭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정말 눈부시다는 사실이야! 햇살 부스러기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다시 그 위로 참새 한 마리 날아와 콕콕 쪼아대고 있어. 하, 에멜랄드 시티의 왕은 누리지 못할 행복이야. 이런 눈부신 날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