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황근식

by 도서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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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스산하지 않은 날씨라고 생각했는데

예고 없이 찾아온 가을비에 체온이 빠르게 식어갔다.

우산도 미처 챙기지 못해 아무런 가게에나 들어갔다.


무작정 천막이 쳐져있는 간판 아래로 들어왔는데,

들어와서 보니 너와 자주 가던 카페 이름이 적혀있다.

원래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네가 떠난 뒤로 찾지 않던 곳이다.


1잔 + 1잔 이벤트라고 적힌 현수막에도 비가 떨어져

광고물 속에 웃고 있는 여자도 처량하게 젖고 있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울고 있는 것 같은 여자를 보며

나는 문득 당신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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