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성
멋으로 담배를 피는 어린 아이들은 베이스의 멋을 모른다. 그런 애들은 일렉이나 보컬을 해야 한다. 노래 중간에 일렉기타가 앞으로 나가 애드립을 하거나, 보컬이 고음을 터트리면 관중들은 열광할테고 그 흥분감만 있어도 그들은 만족할테다.
술을 혼자 즐길 줄 안다면 대충 베이스를 잡을 자격이 있다. 줄이 적어 단순해 보이지만 울림이 깊은 악기다. 베이스에 빠진 사람들은 모두 울림 중독자다. 둥둥둥. 한 번의 튕김으로 울리는 그 중저음은 온 몸을 흔든다. 밴드의 맨 뒤에 있어 눈에 띄지 않지만 무대 전체를 울리게 만드는 악기.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투박하고 낮은 음은 혼자 있으면 음악을 이루기 어렵지만 다른 악기들과 섞이면 음과 음 사이에 간격을 메꿔줘 소리를 채우는 악기다. 우리 몸으로 치면 발바닥 같은 악기다. 다른 신체를 떠받드는 역할을 해주는 주춧돌과 같다. 눈코입처럼 한 눈에 띠지는 않지만, 손처럼 여기저기 활개를 치고 다니진 않지만 발바닥은 모두의 가장 아래에서 전부를 뒷받침한다. 베이스는 그런 악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