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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섀도우 Dec 28. 2020

세 번째 코로나19 파견

너무 미워하고 매도하지 말자.

세 번째 코비드 파견

요양병원에서, 해외입국에서, 기도원에서, 휴양지에 놀러갔다가... 사연은 다양하다.

증상이 악화돼서 산소줄에서 AIRVO로, 인공호흡기로, ECMO로 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코비드 확진자의 조영제 폐 사진을 보면 "이러고도 숨이 쉬어지나" 싶다. 절대로 걸리지 말자.




브런치의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 자신의 이동 동선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한다.

공익을 위한 정보 공개는 사생활 침해와 맞물려 있다.

한편으로는, 연인과 함께 놀러간 사진을 버젓이 SNS에 올리는 지인들을 보면 사생활이 아니라 정보 공개를 하고싶어 안달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혹은 경솔하거나.

(절대로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를 방콕으로 혼자 보내서 질투하는 거다)


12월 초, 병원 격리실에서 수능을 치룬 고3 학생은 신상정보가 일파만파로 퍼졌다. 모 고등학교 몇 반 모 학생이 어느 피시방을 다녀왔다... 적나라하게 공개 처형을 당했다. 그는 어디를 가던 "수능 전에 피시방 갔다가 코로나 걸려서 병원에서 수능봤어" 라는 멸시의 꼬리표가 달릴 것이다.


이처럼 순간의 선택과 불운이 겹치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긴 시간이 지나면 무용담마냥 자랑스레 말할 지도 모르지만.


공익을 위한 정보 공개는 그 선에서 끝나야 한다.

코비드 감염자를 너무 미워하고 매도하지 말자.

그들의 악운과 찰나의 경솔함을 평생 낙인찍지 말고, 함부로 손가락질 하지 말자.


세 번째 파견 근무를 시작하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는 잡글을 써 본다.





*중환자실에서 일해요, 코로나병동에서 일해요는 글감을 모으고 있다.

사생활 문제도 있고, 남에게 내보이기 부끄러운 글이라 수르스트뢰멩(삭힌 청어)마냥 묵히고 있다.

언젠가 독자들에게 보여줄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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