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성의 기록
정말 오랜만에 밖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식당에 있는
티비를 자연스레 보게 되었지.
지금 살고 있는 집에는 티비가 없으니까.
7시에 맞춰서 지상파 저녁 방송이 나오더라.
화면 왼쪽 상단에는 방송의 제목을 나타내는 로고가 있었지.
오늘도 일을 하면서 하루 종일 페이지
디자인에 대해 고민해서 그런가
그 로고를 보면서도
'저걸 디자인 하는데도 많은 노력이
들어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엔, 아니 2년 전만 해도 그런 것들을
보면서 아무생각 없이 지나쳐왔고
또 그렇게 살아왔지.
가만 보면 세상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얼룩져 있다.
그만큼 세상은 아름답고,
아니 아름다워야만 하는데.
그러지 못한거 같아.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그만큼 내가 성장을 한 것인지,
반대로 이전에는 내가 너무 어렸던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나의 경험의 폭이 넓어 진 것은,
나의 능력이 커져서가 아니라 경험을 포용하고자 하는 나의 태도가 바뀐 거겠지.
일상은 나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특별한 것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냥 모른 채 지나갈 일들조차 기분 좋게 웃어넘길 수 있는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
이는 물론 꽤나 특별한 노력을 전제로 한다.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
그래도 이 모든 경험들에 대해,
남들은 자칫 평범한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넘겨버리는 것들 속에서
나는 특별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은 삶이 너무 씁쓸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너무나도 달콤하게 느껴진다.
씁쓸하기에 더 달콤할지도
그래서 그나마 삶이 달콤쌉싸름할 수
있는 거 같아.
마치 아포가토처럼.
노랫말 그대로
그 모든 특별함과 달콤한 단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
불태울지언정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성적 판단을 하면서도 그만큼 현재의 감정에 충실한 내가 되길.
언젠가는 발 닿는 모든 곳에서, 이 세상에서, 항상 춤추고 있는 내가 되길.
어릴적 즐겨봤던
만화책 속 주인공 처럼
하얗게 불태우고파
단 하나의 후회도 남기지 않고서
Bittersweet, like a glass of affogato
놓치긴 싫어, 단 한 조각도.
발이 닿는 곳마다
춤을 추며 걷고파
버벌진트 - 아포가또(feat. 산체스) 中